[e글e글]혹한 속 삽 들고 어르신들과 계곡 얼음 깬 여성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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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0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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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군의 여성 공무원이 탁상행정 아닌 ‘현장행정’으로 마을주민들의 박수를 받은 일이 20일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12일 충북 단양군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가곡면 어의곡2리 새밭마을 주민 김모 씨의 글이 올라왔다. 새밭마을은 43세대, 80여 명이 살아가는 작은 마을이다.

김 씨는 ‘이런 공무원이 있어서 힘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장을 찾아 실상을 확인하고, 주민들과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라는 말씀들을 너도나도 하신다”며 가곡면사무소의 이다영 주무관을 칭찬했다.

김 씨에 따르면 주민들은 최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의 영향으로 마을의 물길이 끊겨 큰 불편을 겪었다. 소백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새밭계곡물이 얼어붙은 것. 새밭계곡물은 주민들에게 생명수와도 같다고 김 씨는 설명했다.

김 씨는 “10일, 11일, 12일 3일간 전 주민이 동원되어 동결된 계곡의 여기저기를 뚫어서 조금이라도 물이 고인 곳을 찾아 양수기로 탱크까지 끌어 올리는 작업을 했다”며 “하지만 밤새 또 계곡이 얼어서 단수가 되고, 다음날 다시 연결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했다.

이 주무관은 직접 소매를 걷어붙였다. 탁상행정에 그치지 않고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삽으로 얼음을 깨는 작업을 한 것이다. 김 씨는 “어렵고 고된 일이지만, 가곡면사무소 이다영 담당자께서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계곡의 얼음을 깨고,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칭찬했다.

이 주무관의 ‘현장행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김 씨는 “지난 여름에도 계속되는 장마와 폭우로 마을 간이 수도 취수장이 매몰되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그 때도 담당 공무원인 가곡면 이다영 님께서 밤늦은 시간까지 살수차를 동원하고, 주민들과 함께 고생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어려울 때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에 가서, 현물을 보고, 현상을 파악하는 일을 몸소 실천하는 단양군 가곡면사무소 이다영 님을 ‘모범 공무원’으로 어의곡2리5반(새밭마을) 43세대, 80명의 이름으로 추천하고 칭찬한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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