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가 부른 교육 격차…취약계층 ‘신체 활동’ 급감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9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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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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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학습 결손과 사회정서 발달 지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국제연구 결과가 나왔다.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원격수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작용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균관대 교육과미래연구소(소장 배상훈)는 19일 ‘코로나19 전후 학생의 사회정서적 경험과 학습패턴의 변화’라는 제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아동의 사회 정서적 발달 연구로 유명한 미 하버드대 PEAR(Partnership in Education and Resilience) 연구소와 독일 베를린자유대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수도권 및 강원지역 19개 학교, 87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은 학교에 정상적으로 등교한 2019학년도 2학기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잦았던 2020학년도 1학기를 비교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학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 하로 나눠 계층별로 사회정서적 경험과 학습 패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분석했다. 학생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소득이 아니라 부모와의 대화 빈도, 문화생활 체험, 한 달 독서량 등을 평균화해 상하위 50%씩 나눴다.

상위층 학생의 경우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4점 만점에 0.1점 미만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하위층 학생의 경우 초등학생 0.15점, 중고교생은 0.11점 저하됐다고 답했다. 학교에 등교해야 기를 수 있는 ‘협동학습’ 역시 상위층 학생이 0.53점 줄어드는 동안 하위층 학생은 0.63점 감소했다.

상하위층 사이의 격차는 의외로 ‘신체 활동’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취약계층 초등학생의 경우 신체 활동에 대한 지향성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 하위층 아이들은 3.06점 정도로 높은 수준의 활동성을 보였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2.64점으로 급감했다. 연구팀은 “초등학생의 경우 신체 활동의 발달이 다음 단계를 위한 토대가 된다”며 “하위층 초등학생의 경우 활동성이 급감해 심리적 안정감 등 다른 발달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만큼 온라인 수업에서 취약한 자기주도 학습과 협동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수업 설계와 평가 방안을 만드는데 교육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들이 집에 머무르기보단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가벼운 야외 활동을 통해 또래와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배상훈 교수는 “특히 취약계층 아동은 원격 수업 상황에서 집에 홀로 남게 되거나 가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화적 자본이 달라 교육 격차가 커질 수 있다”며 “소외 계층을 위한 교육 안전망을 세심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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