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쉬워…헤어질 때도 주먹인사 ‘고3 코로나 졸업식’

뉴스1 입력 2021-01-13 13:59수정 2021-01-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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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을 끝낸 학생들이 졸업앨범을 보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졸업 축하한다.” “쌤, 저 없다고 너무 서운해하시면 안 돼요.”

13일 서울 영등포구 관악고등학교. 발열 체크를 지도하는 교사가 지난달 기말고사 이후 오랜만에 등교한 3학년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자 학생들이 웃으며 반겼다.

“대학 가서도 가끔은 연락하고!”

손소독을 마치고 교실로 발길을 재촉하는 학생들에게 교사가 소리치자 웃음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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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고등학교에서는 이날 제45회 졸업식이 열렸다.

매년 졸업식 날이면 꽃다발을 파는 상인들이 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했고, 학생들은 후배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부모님의 손을 잡고 마지막 등교를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었다.

3학년 학생 207명만 각자 교실에서 영상으로 교장 선생님의 축사를 듣고 담임 교사, 친구들과 인사만 나눈 이후 귀가하는 약식으로 치러졌다. 학부모의 출입도 제한했다.

학생들은 얼싸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주먹 인사’로 석별의 정을 나눴다.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학교 곳곳을 영상 촬영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마지막 모습도 마스크 쓴 얼굴로 기억해야 했다.

김성태군(19)은 “졸업식도 비대면으로 하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친구들, 선생님과 얼굴 보고 졸업하게 돼 다행”이라며 “학교생활이 힘들었는데 끝이라고 하니 섭섭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용예원양(19)은 코로나19 때문에 유독 힘들었던 수험생활을 끝내 행복하다고 했다. 용양은 “독서실과 학원이 문을 닫기도 하고 학교가 원격 전환돼 집에서만 공부한 기간도 있었는데 책상 뒤에 바로 침대가 있다 보니 마음을 잡기 힘들었다”며 “친구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박서현양(19)은 마스크를 쓰고 구슬땀을 흘려야 했던 고3 생활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원서 3장을 모두 체대에 낸 박양은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실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박양은 “안 그래도 격한 운동인데 마스크까지 쓰다보니 숨이 턱 끝까지 찼다”며 “학원이 문을 닫은 이후로는 혼자서 실기시험을 준비하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직업반 학생들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졸업 이후 전문대에 진학하는 김사랑양(19)은 “자격증시험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실습도 온라인으로 진행돼 속상했다”며 “바리스타 자격증은 결국 못 땄다”고 말했다.

강성철 교장은 영상 축사로 “체험학습, 동아리활동, 체육대회, 축제도 못하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한 졸업생들에게 위로와 축하를 동시에 건넨다”며 “새로운 출발점을 맞은 졸업생들이 행복하고 계속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졸업앨범 속 친구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데 정신이 팔렸던 학생들도 비로소 졸업이 실감 난 듯 친구들과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학생들은 올해도 대다수 대학이 수업을 원격으로 진행할 예정인 만큼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지 못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정민군(19)은 “수시 합격 이후 다니게 될 대학에 미리 가 봤는데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서 새내기가 된 기분을 잠시나마 만끽할 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교사들은 새 출발을 앞둔 학생들이 대견스러우면서도 지난해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했다.

고승희 3학년 부장교사는 “학교에서 서로 격려도 하고 자극도 주면서 수험생활을 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시기를 가장 어렵게 보낸 아이들이니만큼 어디서 무얼 하든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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