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의 경찰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초등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여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양천경찰서의 서장과 여성청소년과장은 각각 대기발령 조치됐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양천경찰서에는 3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원장과 이웃주민, 소아과 원장이 정인이에 대한 학대 의심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내사종결 또는 무혐의 처분했다. 마지막 3차신고 보름 뒤인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는 숨졌다.
국회는 최근 3일간 15개의 아동학대 관련 법안을 뒤늦게 쏟아냈다. 이들 법안에는 학대 피해 아동과 가해자를 의무적으로 분리하고, 가해자에 대한 형량 강화 및 신상공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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