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4명 타면? 버스·지하철은? ‘홍길동 방역’ 구멍 숭숭…“더 강력해야”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23일 1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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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에 일관되게 적용한다.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구내식당 식탁에 설치된 비말차단용 아크릴 가림막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화자제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정부가 24일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했다. 이 같은 조치는 내년 1월 3일 밤 12시까지 전국에 일관되게 적용한다.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구내식당 식탁에 설치된 비말차단용 아크릴 가림막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화자제 문구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23일 0시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5인 이상의 사적모임이 금지됐다. 24일부터는 정부에 의해 이번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10명 이상 집합을 제한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보다 높은 수준의 조치다.

이날 <뉴스1>이 취재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두고 “구멍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사적기준 모임이 애매하고 4인 이상 모임이 가능한 점 등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3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3단계라고 하지 않는 것을 두고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홍길동 방역’이란 힐난도 나왔다.

그러면서 재택근무 확대, 1주일 이상 다중이용 시설 셧다운 등 한층 강도 높은 조치를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강력한 조치는 맞다”면서도 “다중이용시설이 다 열려 있는 상태에서 5인 이상 금지를 했다. 대형 모임은 하지 못하겠지만, 4명 이상 식사모임이나 여행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지금보다 강화된 면은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될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 벌써부터 빠져나갈 다양한 구멍들이 시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택시는 4명이 탑승하면 안 되나. 택시기사까지 포함하면 5명이 된다. 버스, 지하철은 사람이 더 많고, 광역버스는 장시간 함께 버스를 탑승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한계를 설명했다.

정 교수는 5인 이상이라도 주민등록상 가족의 경우 이번 조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을 두고 “주민등록상 등록되지 않은 가족의 사례 경우도 있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사생활 침해도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정기석 교수는 “3단계는 아니라고 하면서 3단계 이상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했다. (정부 방역이) 일사불란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3단계를 3단계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방역’”이라며 “‘3단계가 아니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정부방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 있어 올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원석 교수는 “시민들은 최대의 선까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 5명을 금지하니 4명씩 나눠서 활동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며 “정부가 시민들이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방역을 위해 재택근무 확대와 식당 내 식사 제한 등 더욱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교수는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대중교통을, 점심시간에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오늘(23일) 확진자가 많이 나왔는데 대부분이 무증상 감염이다. 대중교통, 식당에서 무증상감염 전파가 일어나고 있다”며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장은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1주일이라도 확실하게 문을 닫으면 좋겠다. 길게 끌수록 소상공인에게 더 큰 피해가 간다”며 다중이용시설 집합제한도 강조했다.

최원석 교수 역시 재택근무 확대에 동의하며, 식당이 테이크아웃(포장판매)만 가능하게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기석 교수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콩나물시루 버스를 없애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 조치와 함께 단속이 중요하다.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도 생기고 거리두기 조치 효과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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