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丁총리 “7월엔 환자 적어 백신 의존도 높일 생각안해” 오판 시인

입력 2020-12-21 03:00업데이트 2020-12-21 09: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코로나19]“백신, 방역-치료제 다음의 수단
타국 사례 봐가며 쓰자는 생각”
전문가 “확보는 확실하게 했어야”
비판 줄잇자 뒤늦게 확보 총력전
얀센은 이르면 내주 최종계약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가 적어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가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확진자가 적어 다소 여유를 가졌던 측면이 있다는 걸 인정했다. 코로나19 방역이 비교적 잘되고 있다고 판단해 접종을 먼저 시작하는 나라에서 백신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인한 뒤 확보하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백신 접종은 신중하게 하되 확보는 우선적으로 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KBS ‘일요진단’에 나와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도입 논의를 시작할 당시 확진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백신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백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든 7월만 해도 하루 신규 확진자는 두 자릿수였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우리는 (당시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그런 나라들이 백신을 사용하는 걸 봐가면서 쓰자는 생각도 있었다”며 “우리는 철저한 방역, 치료제를 통한 환자 최소화, 그 다음에 백신 사용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으로부터 가장 빨리 벗어나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백신 도입이 방역과 치료제 개발 다음이었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또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 환자가 많이 발생한 나라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에 미리 백신 개발비를 댔다”며 “우리는 지금 구매계약을 하면서 선금을 주는데 (이런 나라들은) 개발할 때 돈을 댄 것”이라고 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제약사들이 개발비를 댄 나라와 아닌 나라에 백신 공급량의 차이를 둘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판단을 두고 오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은 신중하게 하되 확보는 확실하게 했어야 했다”며 “방역과 치료제로는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 전략의 우선순위를 백신에 뒀어야 했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우리나라는 당장 백신을 생산하기 어렵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없었던 정부의 입장은 이해한다”면서도 “해법은 결국 백신인데 너무 소극적이고 보수적으로 판단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은 그동안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백신인 데다 개발 기간도 짧기 때문에 정부의 판단에 수긍이 간다는 전문가도 없지는 않다.

백신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최종 계약을 앞둔 화이자, 얀센과 백신 도입 시기를 두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다.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도입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얀센은 이르면 다음 주, 화이자는 그 뒤에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입 시기는 최종 계약서에 분기 단위로 명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미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도입 시기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은 데 대해 “(백신을) 2, 3월 중 공급하겠다고 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CEO)가 우리 정부와의 양자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양자 회의 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서 회의록, 통화 녹음 등으로 확인을 해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계약서에 도입 시기가 적혀 있는 건 아니지만 글로벌 기업과 정부 간 기록이 남아 있는 약속이므로 백신 도입이 늦어질 우려는 없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한국지사는 “정부 발표와 이견이 없다는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늦어지지 않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내용을 수집해서 검증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