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뒤 사망, 2009년 이후 25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신종플루 2009년에만 8명 사망
당시 당국 “스트레스-기저질환 탓”
백신 인과관계 인정 2010년 1건뿐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25건이다. 이 중 독감 접종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 건 단 1건이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09년 한 해에만 8명이 독감 접종 후 숨졌다. 모두 10월에 발생했다. 8명 중 네 번째 사망자(당시 51세 남성)를 제외하고 모두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8건 모두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사망 원인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과 쌀쌀한 날씨 탓에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기저질환이 겹쳤다”고 분석했다. 독감 백신이 아니라 접종 과정에서 외부 요인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는 뜻이다.

2009년은 신종플루가 대유행하면서 독감 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 중인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자의 접종 수요가 늘었다. 접종 희망자가 보건소 등 의료기관에 몰리면서 쌀쌀한 날씨에 오랜 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많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면서 독감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니 고령자들이 더 불안해하고 초조해했다”며 “보건소로 사람이 몰리고 차례를 기다리면서 기저질환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통계상 2010년 사망으로 분류된 65세 여성도 2009년 10월 접종을 받았다.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었지만 접종한 지 사흘 뒤부터 근력 저하 증상이 나타났다. 눈과 얼굴이 마비되는 증상인 밀러피셔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입원 치료 중 흡인성 폐렴이 발생했다. 하지만 회복되지 못한 채 이듬해 2월 세상을 떠났다. 2009년 이후 독감 접종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 유일한 사례다.

2009년 이후에는 연도별로 많게는 5건(2014년)의 사망 사례가 신고됐다.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는 매년 2건씩 발생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질병관리청#독감백신 접종#코로나19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