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 독감 백신, 접종 중단후에도 112명이 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10개 市道서 모두 407명 접종
질병청 결정, 의료기관 전달안돼
1명은 통증 나타난뒤 점차 완화

정부가 ‘상온 노출’을 이유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사용을 전면 중단한 뒤에도 100여 명이 해당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유통 중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국가조달백신의 접종자 407명 가운데 112명은 22∼25일 접종을 받았다. 앞서 질병청은 21일 해당 백신의 상온 노출 의심 신고를 접수하고 같은 날 오후 늦게 전면 접종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현장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중단 결정 이전 접종자는 295명이었다. 해당 백신은 22일부터 만 13∼18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하려던 무료 접종용이었다.

백신 접종 사례는 10개 시도, 407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179명으로 가장 많고 부산 75명, 경북 52명, 전남 31명, 인천 30명, 서울 20명 등이다. 이 중 1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보고됐다. 양동교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7일 1명이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통증 부위는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의 경우 접종 후 10∼15%에게서 붓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이상 반응이 보고된다. 보통 1, 2일 정도면 증상이 사라진다.

접종 중단 후에도 정부의 상황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백신 유통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9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접종 재개 방향과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수입 백신을 찾는 사람도 있다. 올해 독감 예방접종용 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모두 10곳이다. 이 중 8곳은 국내, 2곳은 해외 제조사다. 서울 양천구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간호사는 28일 “유통 사고가 난 뒤 수입 백신을 찾는 문의가 3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은 기본적으로 해마다 연초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해 발표하는 바이러스 균주로 만들기 때문에 차이가 없다”고 했다.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백신 확보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정부 단가보다 높은 가격에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정부 계약 단가는 8620원인데 지자체들은 비싸게는 1만6000원 안팎에 계약을 맺고 있다.

이미지 image@donga.com·이소정 기자 / 전남혁 인턴기자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독감 백신#상온 노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