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 접종하면 코로나 안 걸릴까”…독감과 코로나 둘 다 예방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2일 2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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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실시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의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 중인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독감 백신 접종에 차질이 생긴 것이 1차 문제다. 여기에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과 접종 기피 현상 등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 2차 문제다. 백신 접종 전망, 필요성과 안전성 등을 Q&A로 풀어봤다.

―상온에 노출된 백신 500만 도즈 중 일부를 표본 조사한다던데, 표본으로 추출된 백신은 문제가 없더라도 폐기되는 건가.

“그렇다. 표본으로 조사되는 백신이 시중에 보급돼 재사용되지는 않는다.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를 하는 이유가 전량 폐기를 막기 위해서다. 방역당국은 표본조사를 결과를 보고 상온에 노출된 백신 500만 도즈를 전량 폐기할지, 일부 폐기할지, 그대로 보급할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상온 노출된 백신이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면 누구에게 보급되는 건가.

“이 물량의 기존 대상이었던 13~18세 아동 및 62세 이상 노인이다. 향후 상온 노출 백신을 맞는 사람에게 이 사실을 공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

―올해 유통되는 백신이 사(死)백신이라서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얘기도 있던데, 무슨 뜻인가.

“사백신이란 바이러스를 특정 약품으로 처리해 활동할 수 없게 만든, 말 그대로 ‘죽은’ 백신이다. 바이러스가 살아있는 생(生)백신보다는 온도에 덜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사백신이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을 거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상온에 일정 시간 노출되면 내부 단백질 함량이 줄어든다. 이 경우 백신 효능과 안전성에 얼마간 영향을 줄 수 있다.”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고 해도 나중에 부작용이 있을까봐 걱정된다.

“사백신이 상온 노출로 변질됐다고 해도 맞은 사람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몇 도의 기온에서 몇 분 노출됐는지에 따라 효과의 반감 정도가 달라진다. 물론 드물게 독감 백신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특이한 면역 때문이지, 보관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백신을 맞으면 독감을 100% 차단할 수 있는 건가.

“아니다. 예방접종 후 약 2주 후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방어하는 항체가 형성되는데, 그전에 감염되면 소용없다. 또 개인별로도 면역의 차이가 있어 예방접종 후에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예방접종은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어서 가능하면 맞는 게 좋다. 독감에 걸려 면역력이 저하되면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쉬우므로 방역당국에서도 예방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트윈데믹을 우려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독감은 가을부터 초봄까지 유행한다. 독감의 원인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낮은 기온에서 감염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역시 계절에 상관없이 유행하고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감염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두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면 의료체계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방역당국이 올해 독감 백신 접종 대상을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사람이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감염될 수도 있나.

“그렇다. 국내에서도 인플루엔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독감과 코로나19에 동시에 걸렸을 때 더 치명적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내용이 없다. 이론적으로는 독감과 코로나19, 감기까지 동시에 걸리는 것도 가능하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코로나19나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증상은 비슷해도 독감과 감기, 코로나19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등 200여 가지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코로나19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질환이다.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독감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서 코로나19나 감기까지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증상으로 독감과 감기, 코로나19를 구별할 수 있나.

“독감과 코로나19의 증상은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 근육통 등으로 매우 유사하다. 감기는 독감과 증상이 비슷하되 상대적으로 경미하다. 미국 질병관리청은 후각과 미각의 소실 또는 손상을 독감과 구분할 수 있는 코로나19 증상의 예시로 들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독감 증상에 더해 냄새나 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면 코로나19를 의심해봐야 한다.”

―독감백신 물량 부족이 걱정된다. 백신을 맞을 수 없다면 개인이 지킬 수 있는 위생수칙은 뭘까.

“코로나19 예방법과 같다. 독감도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비말을 통해 전파된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방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 실제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인 호주 등에서는 독감 환자 수가 전년에 비해 줄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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