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유출’ 순경 공채 논란 계속…“재시험 봐야” 의견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21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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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개 교실 중 25곳서 변경 1문제 미리 공지
1문제 점수 부여→커트라인 넘으면 추가 합격
"오래 준비한 시험인데 황당하고 상실감 크다"

순경 공채 필기시험 전 문제가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 경찰청이 ‘A그룹·B그룹’ 대책을 내놨지만 수험생들의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순경 필기시험을 치른 C씨는 21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번 문제 유출과 관련해서 경찰청이 합격자를 A, B그룹으로 나눠서 처리 한다는데, 전 아직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결국 기존 정해진 인원보다 채용이 추가로 더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C씨는 “저는 차라리 재시험을 보는 게 더 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오류 문제를 먼저 알려준 것만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경찰 시험 커뮤니티에 어떤 시험장에서는 시험종이 치고도 1~2분 시간을 더 준 곳도 있다고 한다. 또 시험 종료 15분전에 휴대전화가 울렸는데도 부정처리를 안하고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군 시험에서도 감독관 실수로 재시험을 본 경우도 있다고 하고 2017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재시험을 봤다고 하더라”며 “이번 (경찰청의) 대책은 수험생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다. 오래 준비한 시험인데 황당하고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 공무원 시험 인터넷 카페 ‘경꿈사’에도 경찰청이 내놓은 대책에 대한 문의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B그룹은 면접에서 점수를 낮게 주면 끝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회원은 “A그룹 꼴등보다 B그룹 1등이 나은 것이냐”며 “B그룹도 체력평가에서 40점이상 맞으면 합격권이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다른 회원은 “A그룹에서 경찰학개론 9번 문제를 틀린 사람은 결국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며 “칠판에 적힌 것을 보고 맞힌 A그룹 사람은 이득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각 지역별로 B그룹에 몇 명이 배당될지를 문의하는 글도 있었다.

앞서 지난 19일 치뤄진 ‘2020년 제2차 순경공채 및 경찰행정학과 경력채용 필기시험’에서 수정된 경찰학개론 9번 문제가 전국 2684개 교실 중 25곳서 일찍 공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실들에서는 오류가 있었던 9번 문제를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걷기 전 칠판 등에 미리 적어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해당 시험장에 있던 일부 수험생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제를 공유하거나 수험서에서 미리 내용을 찾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9번 문항 발제문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경찰장비의 사용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이었다가 ‘경찰관 직무집행법 및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상 경찰장비의 사용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으로 수정됐다.

경찰은 일단 내용상 출제 오류는 없다고 보고 정답을 4번 문항(경찰관은 범인·주취자 또는 정신착란자의 자살 또는 자해기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때에는 수갑·포승 또는 호송용포승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경찰관은 소속 국가경찰관서의 장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여야 한다)으로 확정해 채점하고 필기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이어 모든 필기시험 불합격자에게는 1문제에 해당하는 점수를 부여할 방침이다. 이 추가점수 부여로 필기 합격자 커트라인 이상의 점수를 받게 되면 추가합격된다.

이로 인한 경쟁률 상승 등 피해를 막기 위해 당초 필기 합격자는 A그룹으로, 추가 필기 합격자는 B그룹으로 나눠 최종합격자 결정까지 분리해 진행한다.

A그룹은 필기와 체력, 면접시험 점수의 총점을 합산해 최초 공지된 인원만큼 고득점자 순으로 최종 선발한다. B그룹 소속 수험생은 A그룹의 합격선 이상의 총점을 받을 경우 모두 추가 최종합격자로 뽑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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