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북한 탓하는 당정…文, 군남댐 긴급 방문 ‘간접 유감 표시’

권오혁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0-08-06 20:10수정 2020-08-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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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임진강 홍수 방지를 위한 군남댐을 긴급히 방문하자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수해 우려가 커진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북한에 유감을 표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수해 현장 방문 일정이 없었지만 오후 12시경 문 대통령이 강한 방문 의지를 밝혀 일정이 급박하게 잡혔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군남댐 홍수조절센터에서 “수문 조절을 통해 충분히 수위를 조절할 수 있나” “(북한이) 방류를 할 경우 하류 지역에 침수 피해가 있을 수 있는데 지방자치단체와 잘 협력은 되는가” 등 대책이 있는지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군남댐은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비해 세워진 홍수조절 전용 댐이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북한에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 회의에서 “북한에 먼저 한마디 하겠다”며 “방류 조치를 취할 때는 최소한 우리 측에 사전 통보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연락 통로도 좋고 방송 등을 통해서도 좋다”며 사전 통보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2009년 임진강 수해 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황강댐을 방류할 때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고려하지 않는 북한의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합의 위반 행동에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남북 협의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도 했다. 2009년에 북한의 무단 방류로 경기 연천군에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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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26일경 사전 통보도 없이 올해 처음 황강댐 수문을 개방하는 등 최근까지 5차례나 무단 방류했음에도 이날까지 12일 동안 북한에 직접 항의나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연천, 파주 등 임진강 일대의 침수 피해 우려가 커지자 정부 여당이 뒤늦게 북한에 합의 위반을 지적하고 나섰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황강댐 무단 방류 사실이 알려진 3일 이전에도 지난달 말부터 이미 2차례 북한의 무단 방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6월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완전히 차단해 당국 간 연락채널이 단절된 상황임을 고려해도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군남댐 방문 이후 이재민들이 임시로 대피하고 있는 경기 파주시 마지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수해 현장을 찾아줘 고맙다는 이재민들에게 “이렇게 물난리 난 것도 다 정부 책임인데, 말씀을 좋게 해주니까 고맙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은 묵주를 든 한 이재민이 “성당에서 (대통령님을) 많이 봤다”고 하자 “기도를 많이 해달라.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해주고, 대통령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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