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록 노원구청장은 4일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하나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에 1만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곳을 단순히 아파트 단지로 개발할 경우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보다 노원구를 더욱 심각한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오 구청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정부가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그 대책 중에는 노원구 소재 태릉골프장 부지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구청장은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이러한 곳에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 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저밀도 주택공급을 원칙으로 해줄 것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노원 구민에게 돌려줄 것 ▲획기적인 교통대책을 먼저 수립할 것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 세대를 건설할 경우 매우 심각한 고밀도 주택단지가 되어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태릉골프장은 노원구에 있지만 구민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이었다”며 “태릉 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의 호수공원,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하여 노원 구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태릉골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태릉골프장 주변의 도로망을 획기적으로 신설·확충하는 광역 교통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그는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해달라”며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 구축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끝으로 “자칫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교육, 사회복지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강북 인근 주민에게 새로운 혜택이 될 수 있는 쪽으로 계획을 세워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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