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에 갇혀 공포의 7시간…9살 의붓아들 끝내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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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4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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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 의식을 잃은 9세 남아가 끝내 숨졌다.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7시간 넘게 여행용 가방에 갇혀 있다 의식을 잃은 9세 남아가 끝내 숨졌다. 9세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계모가 지난 3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40대 계모에 의해 7시간 넘게 작은 여행용 가방에 감금됐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9살 남자아이가 끝내 숨을 거뒀다.

충남지방경찰청은 4일 A 군(9)이 전날 오후 6시 30분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군의 정확한 사인 등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A 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경 천안 서북구 한 아파트에서 7시간 이상 여행용 가방에 갇혀있다가 심정지 상태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A 군은 전날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사망했다.

A 군을 가방에 가둔 계모 B 씨(43)는 처음에 가로 50cm·세로 70cm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한 뒤 외출했다. 3시간 뒤에 돌아온 계모는 A 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다시 가로 44cm·세로 60cm 크기의 가방에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B 씨는 “게임기를 고장 내고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해 훈육 차원으로 가방에 가뒀다”고 진술했다.

A 군은 지난달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A 군의 눈과 손 등에 멍자국이 있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B 씨를 모니터링 하고 있었다.

B 씨는 한 달 전 아동학대 신고 건에 대해서도 “내가 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A 군이 사망하면서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아동학대 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B 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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