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중 “기자회견 가겠다”는 최강욱

박상준 기자 입력 2020-06-03 03:00수정 2020-06-03 04:1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피고인 최강욱 ‘의원신분’ 첫 출석
崔, 30분쯤 지날때 갑자기 일어나 “당행사 참석… 재판 끝내달라” 요청
재판부 “쌍방 협의한 기일” 거절하자 변호인이 다시 “피고인 없이 진행을”
일선판사들 “사법절차 무시한 태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자신의 업무방해 사건 재판이 끝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줘 대학의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52)가 당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재판을 빨리 끝내 달라고 했다. 이런 요청을 판사는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자 최 대표 변호인은 피고인(최 대표) 없이 재판이 진행될 수 있게 허가해 달라고 했다. 판사는 이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의 심리로 최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이 열렸다. 최 대표가 국회의원 신분으로 출석한 첫 재판이었다. 4월 21일 열린 첫 재판 당시 최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었다. 재판이 시작되고 30분가량 지났을 때 최 대표가 갑자기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발언을 했고, 이후 재판장과 몇 차례 말이 오갔다.

▽최 대표=“제가 당 행사로 기자회견이 있어서, 오늘 증거 정리된 부분을 다음 기일에 해주시면 안 되겠나. 어차피 지금 증거 제목 등은 확인됐다.”


▽판사=“쌍방(검찰과 피고인 측)의 협의 아래 진행한 기일이다. 앞서 5월 28일 하려다가 피고인이 안 된다고 해서 오늘로 정한 거다.”

주요기사

▽최 대표=“국회 일정이 개원되면서….”

▽판사=“이 사건 때문에 (다른 사건을) 다 비웠다. (단독 재판부여서) 일반사건 몇백 건씩 돌아간다.”

▽최 대표=“제가 지금 당 대표 위치에 있어서 공식 행사에 빠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죄송하다.”

▽최 대표 변호인=“허가해준다면 피고인 없이 진행해도 되겠나.”

▽판사=“(그건) 위법이다. 형사소송법이 허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변호인=“(기일) 변경 신청을 했는데도….”

▽판사=“피고인뿐 아니라 다른 어떤 피고인도 객관적인 사유가 없으면 (기일을) 변경해주지 않는다. 진행하겠다.”

이 같은 재판 진행 상황이 알려진 뒤 판사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형사재판 오래 해왔지만 재판 도중에 먼저 나가겠다고 요청하는 피고인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사법 절차를 무시하는 태도로 보인다”고 했다.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불출석을 원할 경우엔 미리 재판부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1시간 15분가량 진행된 재판이 끝나고 법원을 나서던 최 대표는 기자들이 공판기일에 당 행사를 잡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국회가 개원된 후 국민에게 입장을 말씀드리는 게 빠른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상임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원하는 이유 등을 묻자 최 대표는 “이런 말을 누군가 물어보라고 시킨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신임 지도부 기자간담회에 50분가량 늦게 도착한 최 대표는 “개인적인 일로 당 공식 행사에 안 늦으려 했는데 죄송하다”고 했다. 또 “재판 연기를 신청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 기자들이 ‘재판 피하려고 간담회 잡았느냐’는 시각으로 질문해 유감스러웠다”고 했다.

2일 재판에서 검찰은 최 대표가 변호사로 일한 로펌 직원 6명의 실명과 함께 이들의 진술을 언급하면서 “직원들 전부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 씨가) 인턴을 했다고 하는 기간에 조 씨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며 “1년 이상 인턴을 하면서 직원들 눈에 띄지 않고 야간, 주말에만 나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최 대표 측은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 이날 검찰이 내놓은 증거 대부분에 대해 증거 채택을 동의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7월 23일 열린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최강욱#조국 전 법무부 장관#공판기일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