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내리고 빨리 빨리” 쿠팡 직원이 고백한 근무환경

박태근 기자 입력 2020-05-28 10:48수정 2020-05-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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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5일만에 85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이곳에서 일했던 직원 A 씨는 총체적으로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28일 전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근무환경이라는 점도 토로했다.

A 씨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구매가 많이 늘어, 애초 200만 건 정도 되던 물건이 300만 건 이상으로 늘어버렸다”며 “아무래도 회사 측에서는 ‘빨리 빨리’ 하는 그런 문화가 발생하고, 속도와 안전이 동일하게 갈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안전관리나 감염 예방이 많이 등한시됐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에 대해 그는 “근무 환경이 영하 20도부터 상온까지 같이 존재하다 보니, 빠르게 움직이면서 마스크가 젖는 경우도 있고, 마스크 끼고 있으면 가만히 서 있어도 호흡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호흡을 위해서 잠깐 내리고 있는 경우도 있고 거의 안 쓰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했다.


이어 “그걸 관리자들이 관리해 주셔야 되는데 빨리 빨리 바쁘게만 하라고 하는 상황에서 누가 가서 저 분 마스크 좀 끼게, 이렇게 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관리자 분들도 좀 바쁘고 워낙 여러 명한테 전달해야 되다 보니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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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도 마스크를 잘 안꼈다는 보도에 대해 “맞다. 아무래도 여러 명하고 의사 전달도 해야 되고 그런 과정에서 내리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마감시간에 많이 쫓기고 그러면 옆에 가서 마스크를 내리고 빨리 빨리 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한다”고 답했다.

직원간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워낙 물량이 많이 늘어나 있고, 여러명이 일하고, 동선 자체가 겹치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나온)포장라인은 (2인 1조로) 둘이 하면 좀 빨리 할 수 있어서 그쪽으로 인원을 투입하고 그런다”고 밝혔다.

아프면 쉬어야 하는 방역수칙도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A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장 구하기가 많이 힘든 상황이잖나. 계약 연장이 돼야 되는데 3, 4일씩 쉰다고 하면 재계약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 회사에서도 승인을 받아야 되고, 진료확인서나 서류가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쉬는 건 아무래도 좀 어렵다. 또 하루 생계형 일용직도 많아서 만약 장기간 안 나오게 되면 근무확정 순위에서 많이 밀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투잡 근무자가 많다는 점도 확산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A 씨는 “요즘 아무래도 기존 직장에서 근무 일수가 줄거나 아니면 급여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투잡을 많이 한다. 주말에 하거나 아니면 저녁에 쿠팡에서 일하고 아침에는 또 본 직장에 복귀해서 일하고 이런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매일 2회 전문방역 진행, 열감지기 설치, 충분한 마스크와 손소독제 비치, 모든 직원 마스크와 장갑 착용’ 등의 방역 의무를 지켜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 A 씨는 “출근하면서 저희가 1층 줄을 서서 들어가게 되는데 입구도 상당히 비좁고 들어갈 때 손세정제 한 방울 받는다. 열감지는 하는데 그 정도는 어디서나 다 하는 부분이고 그 이후로 들어가서 근무하게 되면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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