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본적없는 中2, 중간고사 건너뛰고 기말 보면 멘붕 우려

최예나 기자 입력 2020-05-23 03:00수정 2020-05-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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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개학하면 첫 시험 코앞… 1학기 범위 너무 많아 걱정거리
교육부 “수행평가 비율 축소” 권고… 학부모 “학력격차 벌어질까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 수업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고3뿐만 아니라 중2 학생과 학부모도 걱정이 많다. 지난해 자유학년제가 대폭 확대되면서 중학교 입학 이후 한 번도 시험을 안 본 학년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중2는 6월 3일 개학하면 중학생이 된 이후 첫 내신 대비 공부를 하고 시험을 봐야 한다. 그런데 중간고사 없이 바로 기말고사를 보는 학교도 많다. 가뜩이나 원격수업으로 제대로 공부가 된 건지 불안한데, 첫 시험으로 1학기 전 범위를 치러야 하니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전국 중학교의 68.8%가 자유학년제를 실시해 1년 내내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았다. 학교 수 기준으로는 3분의 2 정도지만, 학생 수 기준으로는 올해 중2 대부분이 1학년 때 자유학년제를 보냈다. 자유학년제를 도입하지 않은 학교가 주로 소규모 학교와 서울 강남에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는 자유학기제는 모든 중학교가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한 학년’ 동안 시험을 치르지 않는 자유학년제는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학교가 실시하고 있다. 주로 1학년을 자유학년으로 삼는다. 도입 첫해인 2018년에 전국 중학교의 46.8%, 2019년 68.8%, 올해는 96.2%가 자유학년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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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년제는 1년 동안 시험과 등수 걱정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하고 진로탐색 활동을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중2 때 치르는 첫 시험을 걱정한다. 학부모 A 씨는 “중간, 기말고사를 본 경험이 없어서 모든 게 낯설다”면서 “문제 유형이 어떤지, 시험 기간 몇 주 전부터 공부해야 하는지, 참고서는 어떤 걸 얼마나 사야 하는지를 아이도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중2들은 평소보다 3개월이나 늦게 등교해서 불과 몇 주 만에 시험을 봐야 하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부모 B 씨는 “내신은 수업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 않냐”며 “원격수업 강의는 몇 분짜리가 대부분이라 학교 공부가 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중간고사를 건너뛰고 기말고사만 보는 학교가 많은 것도 부담이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각 시도교육청에 수행평가 비율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학기당 수행평가 권장 비율은 각 시도마다 다른데,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중학교는 기존 40%에서 20%로 줄이라고 했다. 중간고사를 안 보는 학교는 기말고사 비중이 80%까지 늘어나는 것이다.

시험 범위가 너무 많은 것도 걱정거리다. 학부모 C 씨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면 어떤 과목은 시험 범위가 120쪽이 넘겠더라”며 “시험에 대한 감도 없는데 이걸 다 공부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불안한 학생들은 사교육에 몰린다. 학원들은 내신 대비 노트 정리, 시험 대비법을 알려준다거나 특정 중학교의 ‘시험 족보’를 풀게 한다고 홍보한다. 학부모들은 올해 중2의 학력 격차가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2가 되면 빨리 시험을 보고 자기 위치를 파악해서 공부 습관을 잡아야 하는데, 중1 때 습관을 계속 이어가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 D 씨는 “등교가 연기된 동안 스스로 공부 습관을 잡거나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 차이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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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중2#자유학년제#기말고사#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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