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테일]민식이부모 “7억 직접 요구? 사실무근” VS “사실”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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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5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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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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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김민식 군의 유족이 유튜버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른바 민식이법과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피소된 유튜버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라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군의 아버지 김태양 씨의 입장문에 따르면 유족은 유튜버 A 씨 등을 충남 아산경찰서에 고소했다. 또 유튜브 내용을 기사화한 언론사와 기자에 대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신청하는 언론조정신청서를 언론중재위원회에 냈다.

김 씨는 “문제의 민식이법 관련 영상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며 “무슨 목적으로 우리 민식이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고 극심한 고통을 주는지 묻고 싶다. 이는 인격 살인이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 언론사가 유튜브 방송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기사화해 음해가 일파만파 퍼졌다”면서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가짜뉴스가 끝도 없이 양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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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 “일진설, 불륜설도 다 거짓”

우선 유족은 ‘직접’ 가해자의 보험사에 위자료로 7억 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아이를 잃은 슬픔에 생명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이 어려워 손해사정사에게 모두 맡겼다”며 “합의가 성립하지 않아 소송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송액이 7억 원으로 진행된 것은 변호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해자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제보자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민식 군의 부모는 일진 출신’, ‘불륜 관계로 지내다 결혼한 사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모욕적인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는 “민식이를 팔아먹었다는 댓글을 보며 여기가 ‘생지옥’이라고 느꼈다”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도 너무 괴롭고, 불쌍한 민식이와 가족이 노리개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피소 유튜버 “만만한 게 유튜버…박 터지게 싸울 것”
피소된 유튜버 A 씨는 15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피하지 않고 박 터지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A 씨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라며 “만만한 게 유튜버라 고소한 것 같다.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거짓이라 불릴 만한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며 “그런데 왜 내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을 해명하기 위해 경찰조사를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 측을 향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바꿔달라. 굉장히 불쾌하다”며 “조만간 민식이 아빠의 담당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 (7억 원 요구 진위를) 물어보겠다”고 덧붙였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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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법 쟁점은?
김 군은 지난해 9월 11일 오후 6시 10분경 충남 아산시 용화동 온양중학교 앞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를 계기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발생하는 어린이 사망·상해 사고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민식이법’이 제정됐다.

민식이법은 올 3월 25일 시행됐다. 민식이법에 따르면 3월 25일부터 운전자는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지 않을 경우 가중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어린이는 13세 미만을 말한다. 일부 구간의 경우 통행속도가 시속 30km 이내로 제한된다.

일각에서는 민식이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운전자에게만 어린이의 돌발행동을 조심하라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민식이법의 가중처벌이 형벌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회가 여론을 의식해 법안의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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