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이 친부, 아들 살해 후 “아이 낳으려…” 정관수술 복원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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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4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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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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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신원영 군을 잔인하게 학대한 후 살해한 친부가 아이 사망 며칠 뒤 새 아내와의 사이에 아이를 낳으려 비뇨기과를 방문해 정관수술 복원 문의를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강수산나 부장검사)는 계모 김모 씨와 친부 신 씨를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원영 군이 죽은 뒤 이들이 정관 복원 수술을 문의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

원영 군이 사망하자 신 씨는 김 씨와 아이를 가질 마음에 비뇨기과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 씨는 검찰조사에서 “아내(김 씨)의 몸을 빌려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라 생각했다. 새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원영이로 지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계모 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3개월 여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둔 채 학대했다. 1월 29일 원영이 몸에 락스 2리터를 부었고 다음날 억지로 사과 한쪽을 먹였다. 31일 오후 원영이가 바지에 설사를 하자 화가 난 김 씨는 1시께 원영이의 옷을 벗겨 찬물을 퍼부었고 오후 7시께 또 다시 원영이 몸에 찬물을 뿌렸다.

원영이는 이날 밤 화장실 안에서 “엄마”라 부르며 신음했고 부부는 화장실 문을 열어 원영이의 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인지했다. 신 씨는 병원에 데려가자 했지만 김 씨는 아이의 상처가 들키면 안 된다며 아이를 그대로 방치했다.

소아과 전문의는 당시 원영이가 숨지기 직전 숨을 헐떡이며 호흡하는 ‘체인스톡호흡(Cheyne-Stokes)’ 증상을 보인 거라 분석했다.

신 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원영이가 숨진 날 신 씨는 족발과 소주를 사서 김 씨와 나눠먹고 있었고 김 씨는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날인 2월 1일 원영이가 사망한 것을 본 이 부부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비닐팩과 아동용 이불을 구입한 뒤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의 야산을 한 차례 찾아갔다가 땅이 너무 얼어 팔 수 없자 되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원영이 사망 시점은 당초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2월 1~2일이 아닌 1월 31일~2월 1일 인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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