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은 독재정권, 박정희는 장기 집권?…균형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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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4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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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에서는 ‘조금 독재정권이다’이런 표현이 나와요. 그런데 박정희 정부에 대한 내용은 많은데 ‘독재’라는 표현은 안 나와요.”

2일부터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사회교과서에 한국의 독재정권을 미화하는 서술이나 오류가 곳곳에 눈에 띈다는 분석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역사교사모임 김태우 회장은 4일 PBC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교과서는 편향됐다”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새로 개정된 사회 교과서를 분석한 계기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자 했던 국정교과서의 원래 목적, 오류가 없고 편향되지 않은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는지 보고자 했다”라고 했다. 이어 “조금 적절하지 않은 부분, 역사적으로 맞지 않은 오류가 91개, 서술내용이 편향되고 균형적이지 못한 부분이 31곳”이라며 지적했다.

그가 첫 번째로 지적한 부분은 교과서에 ‘위안부’라는 표현과 사진이 사라졌다는 것. 김 회장은 “실험본에는 위안부라는 용어와 사진이 게재가 되어 있었는데 완성본에는 이 내용이 빠지게 됐다”라며 “최근 한일간의 위안부 합의가 이뤄졌다는 부분이 영향을 미치진 않았을까 의심은 된다. 시기적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가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성노예’,‘위안부’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기에 삭제했다는 설명은 변명처럼 보인다. 위안부 문제는 성적인 문제라고 보기보다 인권의 문제, 일제강점기 전쟁 폭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각인시키는 측면에서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현대사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이승만, 박정희 정부에 관해서 “두 정부에 대한 언급이 횟수만 보더라도 상당히 편중돼 있다는 것을 눈에 띄게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승만 정부나 박정희 정부에 대한 언급은 많은 반면 김영상 정부 이후의 내용이나 업적은 두루뭉술하게 되어있다”라며 “상당히 편중돼있고 균형이 잡혀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이승만 정권은 ‘조금 독재정권’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박정희 정부는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그런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라며 “박정희 정부는 유신 헌법을 통해 장기 집권을 했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유신헌법의 문제점, 그 당시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했던 부분 등은 거의 묻혀있어 편향돼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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