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인수 소송 어제 첫 재판… MOU해지 놓고 법정다툼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22일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서 빌린 1조2000억 원은 브리지론(bridge loan)”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이 돈의 성격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이날 하 사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주주협의회(채권단)를 상대로 낸 ‘양해각서(MOU) 해지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첫 변론기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형 글로벌 인수합병(M&A)에서 일단 브리지론을 얻은 뒤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와의 협의가 완결되면 대출을 투자 형태로 대체하는 것은 널리 행해지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브리지론은 충분한 자금을 모을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경우 단기차입 등으로 필요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을 말한다.
하 사장은 나티시스은행 대출 경위에 대해 “애초 (나티시스은행 계열사인) 넥스젠이 투자에 참여하려 했으나 입찰 규정에 다른 컨소시엄 참여자가 인수대금을 못 낼 경우 함께 책임져야 하는 조항이 있어 이를 문제 삼은 넥스젠투자위원회가 투자를 잠정 보류했다”며 “이때 넥스젠이 100% 모회사인 나티시스은행에 잘 설명해 대출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리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된 상황에서 처음 열린 재판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서울중앙지법에는 현대그룹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상대로 낸 5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처분 신청 2건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24일 오후 2시 한 차례 더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