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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호남 최대조폭, 서울 강남서 50억대 도박판

입력 2010-03-15 20:53업데이트 2010-03-1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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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바카라 도박장 개설… 원금 5배 이자 뜯어
국제PJ파 3명 구속깵 주부 - 공무원 등 28명 불구속
가끔씩 강원랜드를 오가며 재미삼아 도박을 즐기던 법원 공무원 박모 씨(37)는 어느 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서울 강남 주택가에도 강원랜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바카라 도박장'이 생겼다는 것. 멀리 강원랜드까지 갈 필요 없이 쉽게 도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문 속 바카라 도박장에 발을 들인 박 씨. 하지만 호기심으로 발을 디딘 그곳에서 그는 불과 2개월 만에 1억여 원의 가산을 모두 탕진하고 말았다.

심각한 도박중독에 빠져 강원랜드를 드나들며 이미 10억여 원의 재산을 날린 주부 강모 씨(47)는 이 도박장에서 잃은 돈을 회복해보려 사채놀이를 벌이다 돈을 빌려간 사람들이 빚을 갚지 않아 그나마 가지고 있던 1억 원마저 날렸다.

서울 강남의 주택가에서 박씨 같은 평범한 직장인과 주부 등을 유혹, 억대수수료를 뜯어낸 호남 최대 폭력조직의 도박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판돈 50억 원 규모의 '바카라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폭력조직 '국제PJ파' 서울지부장 송모 씨(39) 등 3명을 구속하고 종업원 서모 씨(38·여)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도박장을 찾아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도박)로 박씨 등 1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하루 평균 1억 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에 무허가 도박장을 차려놓고 판돈을 은행계좌로 미리 입금 받아 현장에서 칩을 주는 강원랜드 방식으로 도박판을 벌여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3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장에 자금책까지 둬 도박하다 돈이 떨어진 손님에게는 연 520%의 이자로 최대 2억 원까지 속칭 '꽁지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눈 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치 못하고 빛 독촉을 받다 종적을 감춘 이들도 상당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하부 조직원들을 '보안요원' '문방장' 등으로 근무시키면서 철저히 도박장을 관리했다. 20여일을 주기로 삼성동, 역삼동, 서초동 일대의 주상복합 및 빌라를 옮겨 다니기도 했다. 혹시 경찰 단속에 걸려도 판돈을 압수당하지 않으려고 종업원 서씨의 언니 은행 계좌로 판돈을 미리 입금 받아 왔다. 이 계좌에 입금된 돈만 3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농협 직원과 공무원을 비롯해 40~50대 주부들까지 포함돼 있었으며 이들이 빌린 꽁지돈과 현장에서 직접 오간 현금까지 더하면 판돈 규모는 50억 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돈을 갚지 않는 손님들로부터 담보로 잡아둔 외제승용차 8대를 빼앗은 혐의를 포착하고 여죄를 캐는 한편 달아난 운영자측과 손님 36명을 검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30여명 규모의 국제PJ파는 광주를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 온 호남지역 최대 규모의 폭력조직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경찰의 주 관리 대상이 돼왔으며 10여년 전부터 수도권에서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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