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함월산 또 깎여 나가나

  • 입력 2002년 10월 27일 18시 05분


울산의 ‘진산(鎭山)’으로 불리는 중구 성안동 함월산이 골프장 건설로 또 다시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함월산(해발 200m)은 구획정리사업으로 정상 부분 37만여평이 2000년까지 깎여 나간 데 이어 최근 중구청이 수익사업을 내세워 산 중턱 10만평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청은 상권 쇠퇴에 따른 중구의 열악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올 연말 해제될 함월산 중턱 그린벨트 10만평에 9홀 규모의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중구청은 골프장을 구청 단독으로 건설하거나 민간과 합작, 또는 구청은 토지를 매입하고 민간업자가 조성공사를 하는 등의 3개 방안을 놓고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중구청은 성안동에 골프장을 건설할 경우 인근 성남동과 옥교동 등 구 시가지의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쳐 연간 257억원 가량의 경제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5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함월산은 시민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정상 부분 37만평에 구획정리사업이 추진돼 현재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으며, 울산지방경찰청사도 2004년 9월 완공 예정으로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되고 있어 점차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서토덕(徐土德) 사무국장은 “함월산 정상이 구획정리사업으로 무참히 깍여 나가 ‘흉물’이 되고 있는데 또 다시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 자연환경을 망치려고 한다”며 “시민단체 등과 함께 골프장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함월산은 왼쪽에 무룡산(해발 452m), 오른쪽에 문수산(〃 599m)을 두고 있어 풍수지리학적으로 ‘진산’으로 불리고 있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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