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의료인 출신 ‘신경영 이론가’ 사장에 첫 임명… 삼성의료원 ‘대수술’ 나섰다

동아일보 입력 2011-10-26 03:00수정 2011-10-26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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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만 1등’ 경영진단 충격… 低효율 시스템 개혁 나서
삼성그룹이 삼성의료원에 메스를 들이댔다. 의료인 출신의 의료원장을 경질하고 경영학을 전공한 기업인을 의료담당 수뇌로 임명했다.

삼성이 25일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추진단장으로 임명한 인물은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이다. 삼성의 계열사 사장이 삼성서울병원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은 삼성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 신경영연구실에 근무하며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인물이다.

윤 사장은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 밑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삼성의료원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의료원은 현 의료원 체제를 벗어나 산하 3개 병원이 독립 운영하는 형태로 간다. 이종철 현 의료원장은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2008년 8월 취임한 뒤 이듬해 2월부터 성균관대 초대 의무부총장을 겸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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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한 후 17년 만에 처음 실시했던 경영진단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의료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혁신 작업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에서는 현 의료원장 체제에서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고, 혁신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이 커졌지만 폐암을 제외하면 1등을 하는 분야가 없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교수들은 삼성의료원의 조직개편이 전반적인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의료원장이 감사 결과의 책임을 지고 퇴임한 만큼 삼성서울병원장의 과도체제로 운영되다가 보직교수를 교체하는 수순이 된다는 것.

의료원장이라는 직책은 계속 유지되지만 지금까지보다는 권한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과 삼성생명과학연구소를 두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삼성의료원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의료원 운영방식을 바꾼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장이 오면 병원 경영을 총괄하므로 큰 변화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장급이 온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실제 인사를 보니 당황스럽다. 경제연구소에 있으면서 경영혁신을 많이 만든 전략가이므로 글로벌 병원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의 보직을 지금까지는 의사들이 맡았는데 이제는 전문 경영인이 맡는다는 신호탄이다. 의사들의 반발 가능성을 감안하면 의료계 혁신을 위해 큰 모험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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