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12월4일]교실 난로에 도시락 데우던 추억
교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난로. 아침 일찍 주번이 퍼온 새까만 석탄이 빨갛게 달아오르면 그 위로 하나 둘씩 도시락 산이 쌓인다. 맨 아래 깔리면 탄 밥, 맨 위에 있으면 그대로 찬밥. 너무 타면 어쩌나, 마음 졸일 즈음 “주번! 도시락 순서 바꿔” 선생님 말씀에 히죽히죽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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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한가운데 자리 잡은 난로. 아침 일찍 주번이 퍼온 새까만 석탄이 빨갛게 달아오르면 그 위로 하나 둘씩 도시락 산이 쌓인다. 맨 아래 깔리면 탄 밥, 맨 위에 있으면 그대로 찬밥. 너무 타면 어쩌나, 마음 졸일 즈음 “주번! 도시락 순서 바꿔” 선생님 말씀에 히죽히죽
“12월엔 전화 없이 찾아오는 친구가 다정하다/차가워지는 저녁 벽난로에 땔 장작을 두고 가는 친구/12월엔 그래서 우정의 달이 뜬다”(최연홍 시인, ‘12월의 시’) 12월을 맞아 자선단체들의 모금이 시작됐다. 세계 경제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지만
영하의 날씨에 코끝이 찡하다. 바닷바람에 가지가 기울어진 해송(海松)처럼 거리에 나선 사람들은 칼바람을 피해 코트에 얼굴과 손을 묻고 땅을 보며 걷는다. 대기에 가득 찬 낙엽의 냄새가 움츠러든 감각을 일깨우는 초겨울의 정취. 맹추위가 온다더니 올겨울, 시작부터 매
“겨울이 돼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논어 자한 편에 나온 말이다.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에 유배된 후에야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는 유배된 자신을 잊지 않고 책을 보내주는 제자 이상적에게 감동해 ‘세한도(歲寒圖)’를 그
인간의 구애는 거들떠보지 않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 우주다. ‘수소 원자 속에 살면서 지구만 한 크기의 우주를 연구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러니 우리가 그 넓은 우주 속에서 알아봤자 무엇을 얼마나 알겠나.’(천문학자 박석재) 구름 많다가 오후에 맑아진다. 나
음력 시월 보름. 스님들 동안거(冬安居) 시작. 말길, 생각의 길 모두 끊고, 오직 한 소식 얻기 위해 면벽가부좌. 천 길 낭떠러지에서 한 걸음 더 내딛기. 일무소유(一無所有). 사랑이야말로 쇠심줄 같은 집착, 무욕은 곧 터무니없는 탐욕. 아는 것은 다만 ‘아무것도 모른다
치솟은 기름값에 연탄이 다시 인기다. 한 장에 500원 안팎인 연탄. 너덧 장이면 하루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니 사는 게 팍팍한 이들에게 이만한 효자가 또 있으랴.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안도현 ‘연탄 한
‘가칭이’는 경남 남해 관음포를 일컫는 우리말이다. ‘물이 땅으로 갇혀 있다’는 뜻으로 이 지역의 땅모양을 잘 표현해준다. ‘말랭이’ ‘모널이’ ‘도림이’ ‘잔싱이’ 등 비슷하게 만들어진 이름이 남해 지역에 특히 많다. 더 추워지기 전 과감히 휴가를 내고 따뜻한
올겨울은 예년보다 춥다더니 동(冬)장군의 행차 예고부터 거하다. 주말에 또 비가 내린단다. 5주째 비 오는 주말이다. 비 그친 뒤엔 다시 영하의 추위가 올 거란 예보. 이맘때엔 계절의 힘겨루기로 3∼5일 간격으로 날씨가 변하면서 비가 오는데 올해는 하필이면 매 주말이
일제강점기 때 서울, 당시 경성은 청계천을 기준으로 조선인이 사는 북촌과 일본인이 사는 남촌으로 나뉘었다. 현재 을지로 지역으로 옛 모습을 완전히 잃은 남촌과 달리 북촌은 지난 100년의 시간이 공존한다. 바람이 더 차가워지기 전에 세월이 켜켜이 새겨진 북촌 골목을
첫눈이 내릴 정도로 쌀쌀해진다는 절기 ‘소설(小雪)’은 이름이 두 개다. ‘소춘(小春)’은 추위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햇살이 비친다고 해 붙여진 별명. 해가 가는 것을 아쉬워하기 때문인지, 예고하고 찾아오는 첫눈은 멋없다 느꼈는지 올해 ‘소설’은 멋쩍게 ‘작은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김재호 작사, 이수인 작곡의 가곡 ‘고
날씨가 차고 건조하면 피부는 괴롭다. 수분을 빼앗겨서다. 찬바람에 급감한 땀과 피지 탓에 피부는 메마르다. 실내 안팎의 큰 온도 차도 피부 건조의 주범이다. 귀찮다고 방치하면 잔뜩 땅긴 피부는 잔주름이 돼 앙갚음을 한다. 세안이나 샤워 후 로션을 발라 주는 게 필수.
김치냉장고가 없던 시절 유난히 아삭아삭하던 엄마표 김장 김치의 비밀은 온도. 푸근할 때 김장을 하면 빨리 시어버리고 너무 추우면 배추가 금세 얼어버린다. 예민한 김치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는 일평균 기온 4도 이하. 수도권은 이달 말, 남부지방은 다음 달 초에 김장을 해야 맛깔 나게 김…
막 연애를 시작한 연인처럼 한창 신경전을 벌이던 가을과 겨울의‘밀당(밀고 당기기)’이 차츰 겨울 의 우세로 정리되는 모양새. 저녁 해지는 시간이 눈에 띄게 당겨지는가 싶더니, 언제부턴가는 아침에 현관문 밖을 나서기가 망설여질 정도로 찬바람이 불어온다. 주말부터는
“강가의 먼 산들이 검푸른 것이 마치 누님의 쪽 찐 머리 같았고, 서쪽으로 지는 새벽달은 누님의 고운 눈썹 같았다. 누님의 빗을 떨어뜨렸던 일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연암 박지원이 어머니 같던 큰누이가 세상을 떠난 뒤 남긴 시다. 옛사람들은 소중한
밤하늘에 잠시 반짝인 별인지, ‘흐붓하게’ 대지를 덮은 메밀꽃인지는 중요치 않다. 한 해를 기다려온 모든 이에게 첫눈은 첫눈이다. ‘나는 알지 못한다. 그것이 빛인지 어둠인지. 무성한 숲 속에서 노래하는 것이 바람인지 수탉인지. 어쩌면 들판 위에 겨울 대신 백조들이
음력 시월 초하루. 비온 뒤 싸늘하고 푸른 기운. 어깨 웅크리고 걷는 사람들. 북녘 하늘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떼. 오늘 난 뭘 했나. ‘꽃밭을 그냥 지나쳐 왔네/새 소리에 무심히 응대하지 않았네/밤하늘의 별들을 세어보지 않았네/친구의 신발을 챙겨주지 못했네/곁에 계신 하느님을 잊은 …
가을비는 내복 한 벌이라고 했다. 비 온 뒤 찾아오는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워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아니나 다를까. 주말 내린 비에 온도계 눈금이 부쩍 낮아졌다. 하늘은 을씨년스럽지만 속옷업계 사람들의 얼굴엔 화색이 돈다. 얇고 따뜻해진 기능성 내의가 날개
음력 구월 스무아흐레. 요염한 눈썹달, 실낱같은 손톱달. ‘달은 윙크 한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이정록 시인). 뒤란 늙은 감나무 꼭대기에 끈질기게 매달려 있는 홍시 몇 알. 다음 달 ‘눈 찡긋’ 할 때까지 무사히 붙어 있을까. 곳간 흙벽에서 몸을 말리고 있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