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이냐 B형이냐… 대학-수험생 수능 눈치

동아일보 입력 2012-10-26 03:00수정 2012-10-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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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A형 반영비율 고민… 중위권 대학 전형발표 미뤄
진학담당 교사들도 답답 “가산점 따라 변동 심해 중위권 학생들은 로또입시”
내년 대학입시에서 중위권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외국어 수리 영역이 처음으로 A, B형으로 나뉘면서 중위권 대학이 입시 전형 계획을 좀처럼 짜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다음 달 1일까지 대학들로부터 △과목별 A, B형 유형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탐구영역 과목 수 △B형에 대한 가산점이 포함된 입시 전형 계획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중위권 대학은 문제가 상대적으로 쉬운 A형을 몇 개나 반영해야 할지 서로 눈치만 보는 중이다. A형을 하나 더 늘리면 대학 수준이 떨어져 보일 것 같아서다. 또 B형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얼마나 줘야 할지도 막막해한다.

수도권 A대 관계자는 “A형이 너무 쉬우면 실력이 좋지 않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럼 B형 응시생에게 가산점을 줘도 A형 1등급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결국 학교는 좋은 학생을 못 뽑게 된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는 “가산점을 10∼15% 정도로 생각하는데, A형과 B형이 실제로는 얼마나 차이 나는지, 어떤 실력의 학생들이 어느 유형을 선택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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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전형 계획을 정하지 못하니 고교 진학 담당 교사들은 더 답답하다. 이성권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서울 대진고 교사)은 “같은 점수라도 가산점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진학하는 대학 수준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중위권 학생에게 내년 입시는 로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권우 서울 이화여대부속고 입시전략실장은 “중위권 학생은 A형과 B형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원서를 넣을 때도 가산점을 고려한 눈치경쟁이 엄청 치열할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수능으로 전형이 복잡해지면 수험생과 학부모가 입시업체의 컨설팅에 더욱 의존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서울 C대 관계자는 “지원에 유리한 대학을 일일이 계산해야 하는데, 학생이나 학부모가 하기 힘들다. 컨설팅 업체를 찾는 건 지극히 당연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욱연 서강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크게 바뀌니 적어도 내년만큼은 3월 모의수능을 치르고 전형 계획을 발표토록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교협은 전형 계획을 늦게 발표할수록 혼란이 커진다며 11월 전형 계획 제출 이후 내용을 바꾸는 대학에 대해서는 행정적 재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입#중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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