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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묵의 ‘한시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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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4>콩밥과 뜨물국

    쌀쌀한 날씨라 절로 뜨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당깁니다. 가끔은 고깃국이나 생선탕보다 그 흔했던 쌀뜨물로 끓인 뜨물국이 그립기도 합니다. 한시(漢詩)는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규상(李奎象·1727∼1799)이라는 문인의 시가 그러합니다. 쌀이 귀하여 콩을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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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3>따뜻한 차 한 잔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접어드니 하루하루 추워집니다.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습니다. 예전 선비들은 이럴 때 화로를 곁에 두고 차를 끓여 마셨습니다. 고려 말의 이숭인(李崇仁)은 “산속 조용한 방 안 밝은 창가에서 정갈한 탁자에 향을 피우고 스님과 차를 끓이면서 함께 시

    • 201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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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2>흰머리 예찬

    당나라 이상은(李商隱)이라는 시인이 “새벽 거울에 고운 머리 센 것이 근심스러운데, 밤에 시를 읊조리다 보니 달빛이 차구나(曉鏡但愁雲빈改, 夜吟應覺月光寒)”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습니다.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거울 보기가 무서우니 바로 날로 많아지는 흰 머리카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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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1>붉게 터진 홍시

    감은 참 예쁩니다. 늦봄 속살 같은 빛깔을 드러내는 조그마한 꽃, 늦은 가을 울긋불긋하게 물든 단풍잎은 참으로 곱습니다. 게다가 서리 맞아 붉게 익은 홍시는 맛까지 좋습니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李奎報·1168∼1241)도 홍시를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시골 사람이 홍시

    • 20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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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20>서리같이 맑은 달빛

    느지막이 귀가를 서두르다 마천루 위에 떠오른 둥근 달을 보노라면 오늘이 음력 며칠인지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음력 시월 보름입니다. 보름달도 계절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집니다. 시월의 보름달은 새벽녘에 보면 그 맑음이 뼈에 사무칩니다. 이 작품은 이행(李荇·1478

    • 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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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9>청산만 들이는 집

    정치는 요란하고 경제는 어려우며 세상 사람들 마음은 더욱 각박해져 갑니다.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갑니다. 이럴 때는 말 많은 사람이 아닌, 말 없는 푸른 산만 마주하고 싶습니다. “말없는 청산이요, 태없는 유수(流水)로다”라고 한 성혼(成渾)의 시

    •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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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8>가을의 여행

    돌아올 것을 기약하지 않고 길을 나서는 자가 진정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일 겁니다. 김창흡(金昌翕·1653∼1722)이 그러하였습니다. 안동김씨 명문의 일원이지만 벼슬보다 산수를 좋아하였기에 평생 여행을 즐겼습니다. 그의 여행벽은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시작되었으니, 옛

    • 2012-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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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7>대장부의 노래

    횡삭부시(橫(삭,소)賦詩)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조(曹操)와 조비(曹丕) 부자가 말을 타고 창을 비껴 쥔 채 시를 지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문무(文武)를 겸비한 인물이 전장에서 글을 짓는 호쾌함을 가리킵니다. 정도전(鄭道傳·1342∼1398)은 젊은 시절 반대파에 몰려

    • 201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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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6>눈 내리는 풍경

    오늘은 소설(小雪)입니다. 날씨가 제법 차가워지고 첫눈이 내린다는 날입니다. 깨끗한 눈이 탐욕으로 더럽혀진 세상을 덮어주면 좋겠습니다. 이숭인(李崇仁·1347∼1392)의 맑은 시도 그러한 일을 해줍니다. 이 시는 그림 그리듯이 읽어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눈이 내려 온

    • 20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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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5>이웃과 함께하는 가을

    가을의 수확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아름다운 사회입니다. 김윤안(金允安· 1562∼1620)이라는 조선 중기의 문인은 이런 아름다운 삶을 시로 노래하였습니다. 밤송이가 터지자 붉은 밤이 쏟아질 듯합니다. 볼이 발갛게 익은 대추도 가지가 휠 만큼 열렸습니다. 장대

    • 20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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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4>어머니 마음으로 베푸는 정치

    조선시대 거사비(去思碑)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워낙 선정을 베풀었기에 백성들이 떠난 관리를 그리워하여 세운 비석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리움이 지나쳐 눈물까지 흘린다 하여 ‘타루비(墮淚碑)’라고도 하였습니다. 백성이 진심으로 송덕비를 세워주기도 했지만 스스로의

    •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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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3>낙동강 하구의 갈대밭

    부산 사람이 아니라도 을숙도의 가을을 기억하는 사람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근대화의 충격을 받으면서 많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을숙도가 있는 낙동강 하구는 갈대밭이 있어 가을의 정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허훈(許薰·1836∼1907)이라는 경북 선산

    • 20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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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2>아름다운 가을의 들녘

    시는 그림으로 그릴 수 없는 풍경도 담을 수 있습니다. 18세기 무렵 우리 한시는 감각이 살아 있는 풍경화를 그린 것이 많아 시를 읽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이공무(李功懋)라는 사람이 길을 가다가 본 풍경을 읊은 시도 그러합니다. 이공무는 18세기 뛰어난 학자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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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1>생명을 얻은 낙엽

    가을이 깊어갑니다. 곱던 단풍도 비바람에 떨어져 사방 산이 휑합니다. 단풍잎은 이제 생명을 다하였나 봅니다. 그러나 시인의 눈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조선 초기의 대학자 권근(權近)의 아우인 권우(權遇·1363∼1419)는 떨어진 나뭇잎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래서

    •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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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묵의 ‘한시 마중’]<10>벗이 보내준 만두 한 그릇

    날씨가 제법 찹니다. 뜨끈한 만둣국이 생각납니다. 예전 선비들은 먹을거리를 선물로 많이 보냈습니다. 조선 초기 시인 서거정(徐居正·1420∼1488)은 벗 김유(金紐)에게서 만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고급스러운 붉은 찬합에 하얀 만두를 담고, 매실로 담근 간장, 계피와

    • 201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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