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넘은 이야기다. 당시 영화사 ‘신씨네’의 신철 대표는 요절한 무술스타 리샤오룽(李小龍)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복원해 영화 속에 되살려내겠다는 의욕적인 프로젝트에 몰두해 있었다.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을 내게 보여주면서 신 대표는 “진짜 이소룡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알아맞혀 …
이것은 바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닐까. ‘트랜스포머’의 네 번째 편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2시간 40분이 넘는 이 영화는 단언컨대 구소련 출신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의 예술영화 ‘희생’ 이후, 내가 태어나서 본 최고로 지루한 영화였다. 중간에 오줌을…
요즘 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두 남자가 있다. 하나는 홍명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장동건이다. 두 남자 모두 참으로 멋진 남자들인데, 이상하게도 후진 선택만 거듭하다 망해가는 것이다.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배우 장동건. 그는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에 주연으로 출연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주를 둘러싼 작금의 상황은 ‘초현실적’으로까지 보인다. 유.병.언. 그는 적어도 미디어를 통해서는 지금 전국 각지에 있는 동시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유 전 회장에 대한 현상수배 전단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
영화 속 노골적인 섹스 장면을 둘러싸고 종종 일어나는 논란 중 하나가 바로 ‘외설이냐 예술이냐’이다. 예술과 외설, 둘 사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 어떤 이는 “원초적 욕구만을 자극하면 외설, 미적 가치를 추구하면 예술”이라고 있어 보이게 구분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진짜로 (…
국산영화 ‘역린’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이하 스파이더맨)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관객몰이 중인 작품이다. 두 영화의 주인공인 정조와 피터 파커는 비극적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심리적 결핍에 시달리는 고독한 영혼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
지금껏 본 영화 중 내가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영화는 아마도 중국 펑샤오강 감독의 ‘대지진’일 것이다. 1976년 중국 탕산(唐山) 대지진을 담은 이 영화엔 한 어머니의 가슴 찢어지는 사연이 나온다.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을 딸과 아들이 모두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더미…
2010년 11월,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국내 최초의 4D(입체상영에다 의자가 움직이고 바람, 물방울, 향기까지 분사하는 오감 자극 첨단영화) 영화인 ‘나탈리’를 4D 전용관에서 본 것이다. 에로영화를 온몸으로 느낀다는 기대감에 한껏 고무된 나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충격과 공포…
이 시대, 영화평론은 죽었다. 평론가의 권위는 더이상 인정받지 못하며, 대중은 자신들의 취향과 괴리된 난해한 평론을 ‘있어 보이는 것’으로 여기는 대신에 ‘그래, 네 팔뚝 굵다. 잘났다’며 외면해 버린다. 영화평론의 위기는 비단 국내의 일만이 아니다. 얼마 전 칸영화제에서 만난 …
화제작이 의외로 참패하는 경우를 극장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알고 보면 이유는 진짜로 간단한 것을…. 이 영화, 왜 망했을까? 지금부터 Q&A를 통해 내 맘대로 묻고 대답해준다. Q. 인기그룹 ‘빅뱅’의 멤버 탑(본명 최승현)이 비운의 남파공작원으로 나오는 영화 ‘동창생’이…
“당초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었어요. 제가 준비한 만큼 충분히 한 것에 만족합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끝에 은메달을 받은 ‘피겨여왕’ 김연아가 회한 담긴 이 한마디를 던지는 순간, 나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의 행복한 도전을 담은 …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국내 800만 관객을 돌파해 이젠 1000만 관객까지 바라본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나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영화평론가들과 ‘최종 관객 수 알아맞히기’ 내기를 하면 승률이 8∼9할에 이를 만큼 놀라운 ‘촉’을 가진 나로선 ‘초등학생 정도면 좋아하겠다’고 …
#1. 2005년 6월 김혜수 주연 공포영화 ‘분홍신’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끝나고 막 영화가 시작되자 칠흑같이 어두운 객석에서 한 여성의 외마디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디에 손대는 거예요!” 사람들의 시선은 소리를 지른 여성과 …
2013년이 저물어간다. 올해 어떤 이유로든 ‘악몽의 기억’으로 내게 남아 있는 영화들을 분야별로 꼽아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는 세 편. ‘토르: 다크월드’와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그리고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다. 이 세 편은 공통점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모두 …
※ 이 글은 21일자 ‘신성일은 신성일이다’는 제목의 본 칼럼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그러자 신성일이 대답했다. “여기(교도소)에 있는 나의 심정이라…. 나는 지금 꽃을 키웁니다. 매일 햇볕에도 내놓고 물도 주고 하면서 말이지. 꽃을 키워요.” 솔직히 말해 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