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신지애(28)는 최근 한국 여자프로골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니치레이 레이디스에서 3연패를 이루며 역대 한국 선수 통산 최다 우승 신기록인 45승 고지를 밟았다. 당시 뜻 깊은 순간을 맞아 신지애의 곁에는 아버지 신제섭 씨(57)가 있었다…
‘하늘에서 보면 나가 어떻게 보일랑가? 아마 작은 개미처럼 보이것지?’ 어린 시절 고향 마을 논 한가운데 있는 황산(凰山)에 자주 올랐다. 높이가 해발 100m 남짓에 불과했지만 김제평야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어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거기에 올라가면 이따금씩 지나가는 비행…
무협 영화에서는 종종 혈기 넘치는 젊은 무술인이 주름지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을 넘어뜨리지 못해 당황하는 장면이 나오고는 한다. 젊은이는 땀을 뻘뻘 흘릴 뿐 자신보다 힘이 약해 보이는 노인을 쉽게 제압하지 못한다. 어찌 된 일일까. 이런 질문을 받자 이찬 사단법인 대한태극권협회 명…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76) 교수는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당시 영어를 못 하는 토종 물리학자, 유머 감각이 탁월한 학자였다. 일본의 교육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화에 대한 신념을 말하는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평가도 있다. 노벨상을 받은 뒤엔 청년들에…
영훈의료재단 선병원 이사장인 선두훈 박사(59). 형제들과 병원을 경영하면서 외래 진료를 하고 정형외과 수술도 집도하는 현역 의사다. 선 박사는 2000년 창업한 인공관절 제조회사 코렌텍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렌텍이 2014년 인수한 금속 3차원(3D) 프린팅 회…
아다지오(느리고 침착하게)로 가다 격분한 듯 갑작스럽게 프레스토(매우 빠르게)가 됐다. 그리고 평정을 되찾고 안단티노(조금 느리게). 그의 말은 매우 느렸다가, 매우 빠르게, 그리고 모데라토(절제해서)를 반복했다. 인터뷰 2시간 동안 연주회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구자범(46)은 …
“여기까지 왔으면 ‘이걸’ 꼭 먹어봐야 해요. 안 먹고 가면 섭섭하지. 굉장히 고소해!” 한국 반도체 신화의 견인차로 꼽히는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70)을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소빌딩에 자리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고문은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무언가’가 가득 든…
새파랗게 얼어가는 겨울 하늘에 종이가 나부낀다. 빨래한 광목 기저귀처럼 내걸린 종이가 매서운 바람을 맞고 펄럭인다. 스치듯 풀 바르고 쿵쿵쿵 방아 찧어 만든 종이가 거의 제 모습을 나타냈다. 종이를 빨랫줄에 내거는 손이 금방 얼어붙는 날씨. 하지만 제대로 된 한지(韓紙)는 겨울에 만들…
대한, 민국, 만세 다음은 대, 중, 소?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채널A 예능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처음 전파를 탄 ‘개밥남’은 개그맨 주병진(57)과 그가 키우는 ‘웰시코기’종 강아지 삼형제 대, 중, 소가 빚어내는 …
첫 모금은 시큼하지만 입술에서 잔을 떼는 동시에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텁텁한 듯하다가도 이내 걸쭉한 요구르트마냥 부드럽게 혀를 감싼다. 처음부터 대놓고 ‘나는 이렇다’고 말하기보단 기다릴 줄 아는 이에게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내는 술. 그렇게 전국 주당(酒黨)의 입맛을 사로잡은…
안무단체 ‘나나스쿨’은 국내 방송·가요 안무의 산증인이다. 정진석 나나스쿨 단장(37)을 최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나나스쿨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지난달 이전해 문 연 이 공간은 건물 6층에 자리해 3면의 통유리를 통해 채광과 시야가 충분히 확보된 쾌적한 곳이었다. 정 단장은 소녀시…
스키 시즌이다. 개장을 기다려온 스키어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새하얀 설원을 수놓고 있다. 지난 주말(5일) 경기 광주에 있는 스키장 곤지암리조트도 문을 열었다. 곤지암리조트는 올해 개장을 앞두고 65세 이상 스키어들로 구성된 ‘곤지암 스키클럽’을 만들었다. 스키 1세대와 그 가족이…
“건강하시죠?” 물었다. “예전 같지 않네요” 답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이대역과 신촌역 사이에 있는 극장에서 신촌역 방면으로 걸었다. 그는 남서쪽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곧 내릴 듯했다. 회색 빌딩 숲 위를 회색 구름 떼가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저 위에 계신 분이 참 야속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살리기 사업(공사 기간 2009∼2013년·사업비 약 22조 원)만큼 찬반 여론이 명확히 갈린 국책 사업은 드물다. 비슷한 경우라면 야당 반대가 심했던 경부고속도로(1968∼1970년·429억 원)나 환경 파괴 논란에 완공 시기가 크게 늦춰진 경부고속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