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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 ‘눈길卍行’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 ‘눈길卍行’

    가끔 전생을 따라가고 싶었다 그 생각을 끌고 산속으로 들어서곤 했다 몇백 년을 산 나무 아래 요람에 누운 듯 잠들곤 했다 바람이 불었고 나뭇잎 같은 햇살의 무늬가 몸 위로 지나갔다 …… 전생의 기억은 캄캄하다 전나무 숲으로 들어서는 밤 열한 시. 불쑥 내 손을 잡고 끌고…

    • 201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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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해 저무는 부여를 걷다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해 저무는 부여를 걷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

    • 201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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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하얀 선비들이 하얀 세상서 춤춘다… 뚜루루~ 뚜루루~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하얀 선비들이 하얀 세상서 춤춘다… 뚜루루~ 뚜루루~

    《철원평야에 눈이 내렸다. 두루미와 큰기러기들이 눈밭을 헤친다. 떨어진 낟알을 찾아 먹는다.두루미는 3∼5마리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큰기러기는 수천수만 마리씩 떼 지어 다닌다. “뚜루루∼ 뚜루루∼” 두루미 울음소리는 우렁차고 크다. “끼룩∼ 끼룩∼” 큰기러기 떼 울음소리는 아이들이 …

    • 20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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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인제 자작나무 숲에 가다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인제 자작나무 숲에 가다

    《내가 자작나무를 그리워하는 것은 자작나무가 하얗기 때문이고 자작나무가 하얀 것은 자작나무 숲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때 묻지 않은 심성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친구여, 따뜻한 남쪽에서 제대로 사는 삶이란 뭐니 뭐니 해도 자작나무를 찾아가는 일 자작나무숲에 너와 내가 한 그루 자작나…

    • 201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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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도회지 거리 낙엽 밟는 맛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도회지 거리 낙엽 밟는 맛

    이거야/가을의 꽃이불/바로 이거야/나를 그 위에 눕게 하고/누워서 백운대 넘어가는/구름을 보며/이거야 바로 이거/나는 하루 종일 아이가 되어/뒹굴뒹굴 놀다가/어미가 그리우면/아이처럼 울고/이거야 이거 - 이생진 ‘낙엽소리’에서 늙은 가을 11월. 도시는 초저녁 땅거미 어둑어둑할 때가…

    • 201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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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붉게 물든 청송 주왕산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붉게 물든 청송 주왕산

    청송(靑松)은 ‘늘 푸른 솔’이다. 사방이 크고 작은 산이다. 재를 넘고 물을 건너야 비로소 닿을 수 있다. 깊은 숲과 맑은 물이 청아하다. 소나무 가지에 학이 앉아있는 듯한 느낌. 느릿느릿 시간이 멈춘 고을.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들. 지금도 옛날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역시 ‘경…

    •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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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익산 금강 곰개나루길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익산 금강 곰개나루길

    《시도 사랑도 안 되는 날에는 친구야 금강 하구에 가보아라 강물이 어떻게 모여 꿈틀대며 흘러 왔는지를 푸른 멍이 들도록 제 몸에다 채찍 휘둘러 얼마나 힘겨운 노동과 학습 끝에 스스로 깊어졌는지를 내 쓸쓸한 친구야 금강 하구둑 저녁에 알게 되리 이쪽도 저쪽도 없이 와와…

    • 201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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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4대강 자전거길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4대강 자전거길

    《당신의 다리는 둥글게 굴러간다 허리에서 엉덩이로 무릎으로 발로 페달로 바퀴로 길게 이어진 다리가 굴러간다 당신이 힘껏 밟을 때마다 넓적다리와 장딴지에 바퀴무늬 같은 근육이 돋는다 장딴지의 굵은 핏줄이 바퀴 속으로 들어간다 근육은 바퀴 표면에도 울퉁불퉁 돋아 있다 자전거…

    •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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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해인사 홍류동 골짜기를 걷다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해인사 홍류동 골짜기를 걷다

    내가 죽으면 이 가을 물소리 들을 수 있을까. 피 맞은 혈관의 피와도 같이 골짜기 스미는 가을 물소리. 하늘 저물면 물로 접어서 동해로든 서해로든 흘려보내 이 몸의 피 다 마를 때까지 바위에 앉아 쉬어 볼거나. 이 몸의 피 다 말라서 그냥 이대로 물소리같이 골짜기 골짜기 스며 볼거…

    •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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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메밀꽃 필 무렵… 구름 속 배추들도 아삭아삭 익어간다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메밀꽃 필 무렵… 구름 속 배추들도 아삭아삭 익어간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었다. 대화까지는 팔십 리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

    • 201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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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함백산 만항재 들꽃세상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함백산 만항재 들꽃세상

    ‘들꽃 이름을 불러보면 오래 소식 끊긴 친구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비비추 더워지기 으아리 진득찰 바위손 소리쟁이 매듭풀 절굿대 노랑하늘타리 딱지꽃 모싯대 애기똥풀 개불알꽃 며느리배꼽 꿩의다리 노루오줌 도꼬마리 엉겅퀴 민들레 질경이 둥굴레 속새 잔대 고들빼기 꽃다지 바늘고사리 애기원…

    • 201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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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신선이 노니는 섬, 군산 선유도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신선이 노니는 섬, 군산 선유도

    《누가 떠나는가목쉰 뱃고동소리로나는 태어났다누가 돌아오는가한밤중멍든 뱃고동소리로나는 자랐다벌써 석자 세치였다어제도오늘도내일도쪼르르 하나인바다는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 누가 또 떠나는가억울한 것서러운 것누가 또 돌아오는가내 고향 군산은백년이나 울어준 항구였다천년이나 기나긴 탁류로 울어준…

    • 201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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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미리 가본 무주 백운산 태권도원(園)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미리 가본 무주 백운산 태권도원(園)

    나는 발이지요.고린내가 풍기는 발이지요.하루 종일 갑갑한 신발 속에서무겁게 짓눌리며 일만 하는 발이지요.때로는 바보처럼우리끼리 밟고 밟히는 발이지요.그러나 나는,삼천리 방방곡곡을 누빈 대동여지도김정호 선생의 발.아우내 거리에서 독립만세를 외쳤던유관순 누나의 발.장백산맥을 바람처럼 달렸…

    •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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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남한산성 한바퀴 돌기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남한산성 한바퀴 돌기

    난리 속에 남북으로 부평처럼 흩어졌으니이렇게 아주 갈 줄이야 뉘 알았으리까어머님 이별할 땐 두 아들이 절했는데올 때는 한 아들이 홀로 뜰에 나아가리…이승에서 어느 길로 다시 문안드리리까외로운 신하 의리 발라 부끄러운 마음 없고성주의 은혜 깊어 죽음 또한 가벼워라다만 이승에서 한없이 슬…

    • 201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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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지리산 둘레길 구례밤재∼오미마을

    [김화성 전문기자의 &joy]지리산 둘레길 구례밤재∼오미마을

    순한 애벌레처럼 가는 길이 있다땀 흐르던 그 길의 저기쯤 마을이 보이는 어귀에는오래 묵은 당산나무 귀신들이 수천 천수관음의 손을 흔들며 맞이해서오싹 소름이 서늘한 길이 있다두리번두리번 둘레둘레한눈을 팔며 가야만 맛을 보여주는 길이 있다더운 여름날 쫓기듯 잰 걸음을 놓는 눈앞에는대낮에도…

    • 201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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