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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겨운 사투리, 귀가 즐거운 곳[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정겨운 사투리, 귀가 즐거운 곳[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나는 막 엄청 배가 고프고 이런 건 없드라고. 그냥 참었다 먹어도 암사토 안 해.” 해남 여행길에 들른 식당. 옆 테이블에 앉은 중년의 무리 중 한 분이 한 말이다. 앞에 있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능청스레 그 말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잘살아가꼬 내장에 기름이 잘잘한갑고만.” …

    •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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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가 문신이 14년간 만든 우주[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조각가 문신이 14년간 만든 우주[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오랫동안 가보고 싶던 창원시립문신미술관에 다녀왔다. 창원은 기존의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된 도시이고 문신(1923∼1995)이 나고 자란 곳은 일본과 한국인이지만 생각의 크기가 거의 ‘우주인’에 가까웠던 세계적인 조각가다. 1992년 프랑스에서는 전문가들의 오랜 심사 끝에 세계 3…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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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건물의 힘과 아우라[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오래된 건물의 힘과 아우라[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지난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문화 이벤트는 단연 밀라노 디자인 위크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볼 것 많고, 영감도 선물처럼 듬뿍듬뿍 안기는 디자인 축제. 에르메스, 루이비통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북유럽 리빙과 조명 브랜드가 빠짐없이 참석하는 덕에 1주일간 계속되는 왕중왕전을…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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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영장에서 배운 인생의 기술[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수영장에서 배운 인생의 기술[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동네 수영장에 다닌 지 수년이 됐다. 수영을 한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다.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참 오래도 실력이 안 늘었다. 중급반에서 상급반으로 넘어갔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로 한두 달을 쉬고 나면 다시 중급반으로 돌아가야 했다. 참 내, 이렇게도 실력이 …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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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이니 최고로 근사하게[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대학이니 최고로 근사하게[공간의 재발견/정성갑]

    한 사회와 국가에서 가장 근사해야 할 공간은 어디일까? 어쩌면 유치원일 수도, 국립수목원일 수도 있다. 이곳 역시 아름답고 풍요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대학이다. 일단 졸업을 하고 나면 다시 갈 일이 많지 않지만, 그래서 특수 공간으로 이해될 법하지만, 대학원까지 합해 4∼6년간…

    • 202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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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것이 주는 작은 힘[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작은 것이 주는 작은 힘[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무엇이 문제인지 계속해서 이사를 다니고 있다. 아파트와 한옥에서 두 번씩 살았고 그 사이에 엄마 집에서도 2년을 기숙하듯 살았다. 지금 집은 세 번째 한옥으로, 이곳으로 오기 전에는 작은 단독주택에 살았다. 이사의 번거로움이야 말할 것도 없는데 아내가 짐 정리하는 루틴을 보고 있으면 …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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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 만나고 온 아버지[공간의 재발견/정성갑]

    혼자 만나고 온 아버지[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설 연휴를 앞두고 경기도 봉안당에 모신 아버지를 보고 왔다. 추석과 설, 1년에 겨우 두 번 가는 길인데 ‘어, 그때가 또 왔나?’ 생각하는 걸 보면 불효자임이 분명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엄마와 형, 누나가 단체로 함께했다. 그러다 몇 년이 지나면서는 이런저런…

    •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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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에는 친구네와 집을 바꿔[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연말에는 친구네와 집을 바꿔[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지난 연말 충북 제천에 있는 친구네 집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 친구네는 우리 집으로 오고 우리 식구는 그들 집으로 가고. 서로의 집을 바꿔 지내며 달콤한 사랑도 만난다는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같은 이벤트로 오랫동안 기약하던 약속이었다. 재작년 12월에도 그 집에서 소소하게 연말 …

    •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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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한옥에 살 결심[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다시 한옥에 살 결심[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내 이럴 줄 몰랐다. 매해 겨울 그렇게 성가시고 힘든 시간을 겪어 놓고도 다 잊어버리고 마냥 좋은 순간만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한옥은 그간의 한옥살이를 통틀어 창호(새시)가 있는 첫 번째 집이었다. 제법 번듯하고 탄탄하게 지어 손 갈 일이 많지 않을 줄 알았…

    • 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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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심해서 귀한 땅[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심심해서 귀한 땅[공간의 재발견/정성갑]

    개인사업자에게 늘 아쉬운 것이 시간이다. 조직에서 나오는 순간 사고 체계가 바뀌는지 일을 거절하지도 못한다. 그렇게 일상의 질이 떨어진다. 시간은 커가는 아이들에게도 부족하다. 특히 부모에게 할애하는 시간. 다 같이 모여 밥 한번 먹자고 해도, 여행 한번 가자고 해도 “안 돼” 하고 …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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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 안에서[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버스 안에서[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띠띠띠….’ 동서울시외버스터미널. 경기 양평으로 떠나는 버스가 후진하며 내는 소리가 그리 사람을 편안하게 할지 몰랐다. 서울에서 멀어진다는 것, 조금씩 벗어난다는 것이 왜 이리 위안으로 다가오는지. 지난 한 달, 강원 철원과 양평으로 버스를 타고 떠날 일이 있었다. 첫 여정에서는 막…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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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도 멋진 한옥[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이리도 멋진 한옥[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이런 집 한 채만 있으면 다른 건 다 필요 없어. 그냥 인생 성공.” 너른 마당, 남산타워가 보일 만큼 뻥 뚫린 전망, 바닥부터 천장까지 ‘공예로운’ 집임이 느껴지는 한옥 대청마루에 앉아 있다 보니 이런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아, 차는 있어야겠다’ 싶었지만 더한 욕심은 정말이지 …

    • 20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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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된 카페로 가자”[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오래된 카페로 가자”[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지난 추석 연휴, 차에 장모님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했다. 명절에 처갓집에 내려가면 군소리 말고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설도 아내랑 같이 맞을 수 있다. 처갓집은 충남 공주. 동학사, 갑사, 신원사, 마곡사 등 명사찰이 많아 드라이브 코스도 그만큼 다양하다. 오랜만에 갑사…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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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너머 공간이 만든 호소력[공간의 재발견/정성갑]

    그림 너머 공간이 만든 호소력[공간의 재발견/정성갑]

    미술이 서울을 점령한 것 같은 일주일이었다. 올해 최고의 아트 이벤트라 꼽힌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의 첫 공동 개최 전시. 코엑스에도, 이태원 바에도, 강남 럭셔리 브랜드 파티장에도 아트와 샴페인, 음악이 넘쳐났다. ‘지금 전 세계 아트 마켓의 주인공은 서울이다’라는 이야기가 과장…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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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식, 그 강력한 힘에 관하여[공간의 재발견/정성갑]

    형식, 그 강력한 힘에 관하여[공간의 재발견/정성갑]

    아티스트를 만나면 꼭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미감을 추구하십니까? 하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추상적 질문일 수 있는데 그 답을 그가 사는 집과 공간에서 선명하게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다녀온 도예가 권대섭의 집이 그랬다. 그가 만드는 달항아리는 동시대 가장 유명한 창작…

    •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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