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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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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코로나가 끝나면…’ 상상의 음악 기행

    [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코로나가 끝나면…’ 상상의 음악 기행

    “저기, 저 흰색 띠는 무엇이죠? 지평선 너머 구름 위로 신기루처럼 떠있는….” 몇 년 전 어느 날 몽골의 고비사막. A의 물음에 현지 가이드 B가 덤덤하게 답했다. “알타이산맥입니다.” 며칠을 서쪽으로 더 달린 뒤, A가 다시 물었다. “여전히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알…

    •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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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딥 노스탤지어와 이삿짐, 그리고 LP장[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

    딥 노스탤지어와 이삿짐, 그리고 LP장[임희윤 기자의 죽기전 멜로디]

    이삿짐이라 쓰고 멍에라 읽기로 했다. 얼마 전 이사를 했는데 집 넓이를 약 50m²나 줄여서 왔다. 싸게 팔 때 신나게 쟁여둔 생활필수품을 둘 곳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더 큰 난관은 낙오자 없이 죄다 고이 모셔 온 수천 장의 CD와 LP 음반 ‘님’들께서 기거하실 곳이었다. 테트리스 하…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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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승이냐” “헌정이다!” 트리뷰트 밴드의 설움[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편승이냐” “헌정이다!” 트리뷰트 밴드의 설움[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D의 이어폰 줄은 귀에서부터 늘어뜨려져 주머니 속 워크맨에 연결돼 있었다. 그 하얗고 기묘한 링거는 시뻘겋게 생동하는 생명의 링거액을 중력을 거슬러 꿀렁꿀렁 D의 뇌에 주입하고 있었다. 약동하는 드럼과 절규하는 보컬…. 난생처음 맛보는 전압에 취해 D는 자신을 가둔 벽을 향해 달려가기…

    •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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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날로그, 디지털 또는 육신의 음악, 판[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아날로그, 디지털 또는 육신의 음악, 판[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만화 ‘레코스케’에는 여러 명의 ‘L자’가 등장한다. L자란 ‘판 환자’의 줄임말로서 LP 등 각종 음반을 모으는 데 지나치게 열중하는 지인들에게 내가 짓궂게 지어준 별칭인데 막상 당사자들이 더 즐거워하며 업계에 퍼뜨리고 있다. ‘레코스케’의 주인공은 레코드판…

    •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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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닐 영과 민중가요의 아이러니[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닐 영과 민중가요의 아이러니[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F*** you, I won‘t do what you tell me!”(‘Killing in the Name’ 중) 얼마 전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가두시위 영상 하나가 화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 일부가 록 밴드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RATM)’의 노래…

    • 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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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반과 플렉스, 번뇌는 계속된다[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열반과 플렉스, 번뇌는 계속된다[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최근 한 스님의 이른바 ‘풀(full)소유’ 논란이 사바세계를 달궜다. 래퍼들의 재력 과시(flex)에 빗대 ‘플렉스님’이라는 별칭까지 등장한 것을 보며 뜬금없이 미국 록 밴드가 떠올랐다. 1990년대 시애틀을 중심으로 그런지(grunge) 장르의 열풍을 이끈 3인조 ‘너바나(Nirv…

    •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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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 형, 형, 그리고 안녕[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형, 형, 형, 그리고 안녕[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아 참, 그러고 보니까 여기 현식이 형이 자주 오던 덴데….” 몇 년 전, 아주 추운 겨울날이었다. 조촐한 술자리였다. 2차로 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술집에서 누군가 저렇게 운을 뗐다. 퍽퍽한 마른안주에 오백 잔을 꺾으며 우리는 그렇게 현식이 형 생전 이야기를 시작했다.…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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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50과 프랑켄스트랫, 기타의 시대[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5150과 프랑켄스트랫, 기타의 시대[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음, 보디는 마호가니, 넥은 로즈우드, 프렛보드는 메이플…. 단, 지판은 스캘럽(scalloped)으로 변형할 거야.” 원목가구에 대해선 일자무식이지만 이런 말이 수시로 들리는 가정에서 자랐다. 발화자는 작은형. 현실은 10만 원짜리 국산 기타였지만 언젠가 갖고픈 꿈의 전기기타에…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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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을 숫자로 계량할 수 있을까[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음악을 숫자로 계량할 수 있을까[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요즘 세계 음악계에서는 다니엘 에크가 화제다. 가루가 되도록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최고경영자(CEO) 말이다. 이달 초 어떤 인터뷰에서 그가 “음악가들이 3, 4년에 한 번씩 신작을 내면서 그걸로 족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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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P3 플레이어와 지난 은하계의 추억[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MP3 플레이어와 지난 은하계의 추억[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음악에 관한 내 모든 첫 경험은 그 어떤 첫 경험보다 강렬하며 진실하다. 그래서 어떤 삶도, 죽음도 앗아가지 못할 것만 같다. 처음 워크맨과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형이 그날 막 사온 삼성 ‘마이마이’에 카세트를 넣고 틀어준 노래는 이탈리아 가수 가제보의 ‘I …

    •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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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디오, 이탈리안 멜랑콜리[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아디오, 이탈리안 멜랑콜리[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장고 하면 총 든 장고밖에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의 고전 ‘장고’(1966년)의 주인공 말이다. 스파게티 맛도 몰랐지만 ‘장고2―돌아온 장고’(1987년)까지 연속으로 보고 나면 장고 역 배우 프랑코 네로의 무심하고 염세적인 표정이 몸에 배어버렸다. 엄마한테 혼나…

    •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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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세계관의 형들을 찾아서[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진짜 세계관의 형들을 찾아서[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요즘 아이돌 그룹들은 세계관 놀이에 흠뻑 빠져 있다. 학교 급훈 정도 되는 뻔한 메시지를 한껏 포장해 ‘뭔가 거대한 게 있는 것 같아. 덕질을 더 해봐야겠어’의 환각을 느끼게 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무리수에 가까워 보이는 과장된 콘셉트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다. 그룹 ‘여자친구’…

    •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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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그라임스, 그리고 여섯 개의 다리[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머스크, 그라임스, 그리고 여섯 개의 다리[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절대 죽지 않고 싶다면/그대, 접속하고 마음을 업로드하라/어서, 넌 살아있는 것도 아니니/백업되지 않는다면, 드라이브에 백업…’(‘We Appreciate Power’ 중) 세상 모든 사람이 여섯 다리만 건너면 모두 연결된다는 ‘케빈 베이컨의 6단계 이론’에 제기되는 허구성 논란과 …

    •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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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게임과 음악의 추억[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고전게임과 음악의 추억[임희윤 기자의 죽기 전 멜로디]

    살면서 몇 차례 게임에 빠져 본 적이 있다. 그 늪은 한마디로 지독했다. 첫 기억은 아마 테트리스일 것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런저런 모양의 블록을 이리저리 돌려 땅 위에 쌓는 게임. 게임기나 PC 어딘가의 스피커에서 독가스처럼 흘러나오던 진득한 멜랑콜리의 선율조차 잊을 수 없다. …

    •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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