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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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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윤발과 해리 포터, 그 다음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3〉

    주윤발과 해리 포터, 그 다음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3〉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자기 몸집보다 큰 가방을 어깨에 메고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꼭 세월을 도둑맞은 느낌이다. 게다가 지난 1년은 학교를 가는 둥 마는 둥 했건만, 그 질긴 코로나바이러스도 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은 막지 못했다. 다만 아이의 졸업…

    • 202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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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살인데?”[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2〉

    “몇 살인데?”[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2〉

    서울 문래동으로 가는 2호선 지하철 안이었다. 환승역에서 지하철 문이 열리자마자 한 노인이 노약자석으로 향했다. 그러나 노약자석은 이미 만석이었고, 노인은 마치 그 노약자석이 태어날 때부터 자기 자리인 것처럼 말했다. “내가 좀 앉아야겠는데.” 참고로 노인은 한눈에 봐도 나이가 상당히…

    •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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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 그려도 괜찮아’ 사생대회[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1〉

    ‘못 그려도 괜찮아’ 사생대회[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1〉

    얼마 전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사생대회 심사를 다녀왔다. 남의 그림에 점수를 매겨 평가하는 일은 딱 질색이지만 사생대회 취지가 솔깃해서 흔쾌히 수락했었다. 자화상·고양이·야식 이렇게 세 분야의 그림을 모집했는데, 못 그려도 괜찮은 사생대회라니 누가 더 잘 그렸는…

    •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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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다 한 거짓말[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0〉

    못다 한 거짓말[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30〉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였다. 아이는 길에서 주운 돌멩이를 마치 값비싼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오곤 했다. 안 그래도 좁은 집 곳곳에는 그런 식으로 아이가 길에서 주워 온 돌멩이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기 일쑤였다. 참다 참다 안 되겠다 싶어 거짓말을 했다. 보아하…

    •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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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래식 변기만큼의 세대 차[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9〉

    재래식 변기만큼의 세대 차[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9〉

    약 6년 전, 아이가 아직 미취학 아동일 때였다. 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했다. 밥 먹는 도중에 신호가 왔던 모양이다. 그 무렵 아이에게 그 정도 뒤처리는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아내와 나는 아이에게 얼른 화장실부터 다녀오라고 했다. 그런…

    •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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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아비 코스프레[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8〉

    홀아비 코스프레[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8〉

    아내가 자기 작업실로 출근한 동안 아이의 끼니는 거실이나 다락방을 작업실 삼은 내 몫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랑 단둘이 밥 먹을 때가 많다. 설거지가 잔뜩 쌓이면 밖에서 해결한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식당이라면 동네에서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훤히 꿰뚫고 있다. 입맛에 맞는 식…

    •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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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시도, 호날두도 없지만[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7〉

    메시도, 호날두도 없지만[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7〉

    서너 달 전 일이다. 안 그래도 무거운데 청소할 때마다 유선 청소기 몸통의 바퀴가 자꾸 빠져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아내는 이참에 고장 난 유선 청소기를 무선 청소기로 바꾸자고 했다. 나는 아내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아내의 선택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아내는 이튿날부터 무선 …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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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산폭격의 추억[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6〉

    원산폭격의 추억[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6〉

    군 생활 하면서 병원 신세를 두 번 졌다. 한 번은 소위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으로, 또 한 번은 말라리아 감염증으로. 디스크에 이상이 생겨 그대로 주저앉은 건, 하필 신병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됐을 무렵이었다. 당시 군 병원에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같은 정밀검사 …

    •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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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정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5〉

    배달 정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5〉

    모처럼 피자를 배달시켜 먹으려고 했다. 마침 현관문에 새로 생긴 피자집 진단이 붙어 있어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피자집 사장님은 한창 바쁜 시간대라서 지금 주문하면 1시간이 넘게 걸릴 거라고 했다. 그 대신 배달앱을 통해 주문하면 적어도 30분 안에 피자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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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 다섯 개짜리 인간은 없다[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4〉

    별 다섯 개짜리 인간은 없다[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4〉

    얼마 전 이사를 했다. 큰 불편함 없이 누리던 일상을 새로 계약한 전셋집에서도 그대로 누리려면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를테면 새 가구를 들이거나, 낡은 에어컨을 교체하거나, 세탁기를 손보거나, 케이블TV와 인터넷을 이전 설치하거나, 도시가스 연결 등등은 모두 혼자 할 수 없는…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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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획대로 되고 있는 남편[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3〉

    계획대로 되고 있는 남편[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3〉

    아내: 남편과 한강으로 밤 산책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잠원동을 지날 무렵 어디선가 새끼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주변을 살펴봤더니 건물 입구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새끼 고양이 눈 주변에는 눈곱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새끼 고양이는 우리가 가까이 다…

    • 2020-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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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를 위하여 벨을 울리나[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2〉

    누구를 위하여 벨을 울리나[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2〉

    요즘 웬만한 식당이나 술집 테이블 가장자리에는 벨이 하나씩 달려 있다. 손님이 그 벨을 누르면 종업원이 요술램프 속 지니처럼 곧바로 달려오고, 그와 같은 접객 문화는 이미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됐다. 테이블 가장자리에 벨이 없으면 냅킨꽂이나 수저통 뚜껑이나 옆면에 벨이 달려 있다. 그러…

    • 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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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나갈 때 조심하자[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1〉

    잘나갈 때 조심하자[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1〉

    한때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었다. 1999년 KAIST에서 박사 과정 중이던 김영삼 씨가 동료들과 종잣돈 150만 원을 들여 만든 온라인 동창회였다. 당시만 해도 아이러브스쿨을 모르면 주변으로부터 ‘간첩’ 취급을 받았고, 아이러브스쿨은 최단기간 500만 명의 …

    •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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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육 한 접시에 국가를 생각하다[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0〉

    수육 한 접시에 국가를 생각하다[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20〉

    우리 집 가구주인 아내는 반신반의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말이다. 그 돈이 정말 들어올까, 아내는 제 손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서도 믿지 못했다. 이튿날 체크카드로 입금된 그 돈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도 아내는 여전히 믿지 못하는…

    •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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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연결 시대이자 격리의 시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19〉

    초연결 시대이자 격리의 시대[권용득의 사는게 코미디]〈19〉

    아이는 학교에서의 일과를 마치면 친구들과 해 떨어질 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집 밖을 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수업도 온라인으로 듣고 숙제도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친구들도 온라인으로 만나니까 그럴 만하다. 처음에는 그와 같은 일상의 변화를 낯설어하더니 어느새 제…

    • 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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