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프랑스 파리 초등학교 하교 풍경이 달라졌다. 학생들이 보통 부모를 기다리던 학교 정문 주변은 이제 텅 비었다. 아이들은 학교 건물 안에서 대기하다 자기 부모가 오면 하나씩 문밖으로 나온다. 소풍과 견학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학교 주변에서 수상한 물건이나 사람이 보이면 즉…
요즘 미국 월가를 휩쓰는 질문은 이것이다. “도대체 미국 국채 금리는 왜 이렇게 오르나?” 지난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5%를 찍었다. 지난 16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수준이다.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후인 올 4월에는 3.5%였다. …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소위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에 속한다. 미국은 물론이고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동맹에도 반대하는 비공식 군사 동맹을 뜻한다. 이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헤즈볼라, 시…
실크로드는 고대 동양과 서양을 잇는 대표적 통상교역로였다. 단순히 물자만 오간 것이 아니다. 각종 문화와 종교, 기술도 전해진 대(大)통로였다. 여러 북방 민족이 개척한 실크로드는 진시황제 만리장성이나 수양제 대운하같이 특정 인물이나 군주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의 필요…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지 모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개월여 만인 지난해 5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영국을 방문해서 이렇게 밝혔다. 불과 그 몇 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표가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러시아를 자극하…
영국 내무장관이 이주민을 ‘허리케인’이라고 불렀다. ‘반(反)이민’ 여론에 편승하는 극우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 살림을 이끄는 장관의 발언이어서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에 주는 충격이 작지 않다. 내무장관 수엘라 브래버먼은 1960년대 아프리카 모리셔스와 케냐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부모를 뒀…
지난달 미국 서점가 최대 화제는 단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전기였다. 아마존에서 예약 구매를 하려고 봤더니 발매 이전부터 이미 베스트셀러였다. X(옛 트위터)에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내고 투자설명회나 언론 인터뷰, 각종 포럼에 자주 등장하는 머스크에 대해 우리가 또 …
매년 9월 열리는 유엔 총회는 ‘외교가(街) 슈퍼볼’로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교무대다. 193개 회원국 모두 참석하는 만큼 다양한 양자·다자회담이 열린다. 국익을 관철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 전쟁 또한 뜨겁다. 특히 현직 미국 대통령, 미 국무장관 등을 만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
일본 도쿄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가장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곳은 편의점이다. 외국인 티가 바로 나는 동남아시아인이 가장 많다. 명찰을 봐야 외국인인 줄 아는 중국인이나 한국인도 제법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전에는 24시간 3교대 근무하는 모든 점원이 외국인…
중국 소비 활성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봄 춘제(春節·중국의 설), 가을 국경절(10월 1일)이다.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절 연휴는 통상 1주일 정도인데 올해는 중추제(中秋節·중국 추석)와 겹쳐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쉰다. 이 황금연휴를 중국은 물론 세계가 집중한다. 중…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뚫고 만든 중국 화웨이 새 5세대(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플러스’ 이후 세계는 퍼즐 조각 맞추기 중이다. 화웨이 기술이 허풍인지 혁신인지, 그 사이 어디쯤 있을 진실을 찾기 위해 미 상무부는 조사에 들어갔고 세계 반도체 기업이나 금융 투자자들도 저마다…
프랑스에선 최근 유력지 르몽드의 뉴욕 특파원이 쓴 칼럼이 한동안 화제였다. ‘유럽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80%’란 제목의 칼럼이다. 미국 GDP가 유럽의 1.8배로 불었단 얘기다. 이 칼럼은 르몽드 온라인판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로 꽤 오래 걸려 있었다. 뉴스를 접한 …
미국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생명공학 회사를 이끌며 30대에 백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고, 선출직은 물론이고 어떤 공무도 맡아본 적 없는 정치 신인이다. 올 2월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도 그를 주목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총에 맞아 숨진 지난해 7월 일본 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은 안내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우리 국민 대상 혐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위험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는 “아베 사망과 한국인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
지난달 메리 데일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간담회 현장을 찾았다. 역시나 요즘 경제 포럼의 단골 질문이 나왔다. “기준금리를 그렇게 올렸는데 경제가 왜 좋은가요?” 데일리 총재는 예상했다는 듯 웃으며 “앞으로 많은 젊은 학자들이 그 답을 찾기 위해 연구를 해 나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