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편법 판치고 매물 씨 마른 전세시장… 이러려고 법 만들었나

동아일보 입력 2021-01-13 00:00수정 202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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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시장이 심한 매물 부족과 가격 급등, 도미노 전세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대차2법이 시행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전세시장은 여당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임대차2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주택임대기간을 4년(2년 거주한 뒤 2년 추가 연장)간 보장해 줘야 하고 임대료 인상률은 직전의 5%를 넘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흔하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자신이나 가족들이 들어와 살겠다면서 세입자를 내보낸 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식이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가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집을 나온 마당에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기꺼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법정 상한선인 5%만 전세금을 올린 것처럼 계약서를 쓴 뒤 보증금을 적게 돌려받기로 하는 이면계약도 횡행하고 있다. 최근 전세시장에서는 매물이 씨가 마른 상황이어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집주인은 편법수단을 동원할 생각이 없는데 중개업소가 나서서 이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정부가 이런 현실에 대해 관심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문제는 전세시장의 혼돈이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입주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공시가격 인상과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으로 내야 할 보유세가 늘어난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세금을 떠넘기는 현상도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임대차2법의 부작용은 이미 예견됐던 것들이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경고를 했는데도 여당은 아무 대책도 없이 임대차2법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이라도 책임의식을 갖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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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시장#매물#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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