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리틀 잉글랜드’ 창시자 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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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총선 보수당 압승]
EU탈퇴땐 스코틀랜드 독립추진… 국내외서 민족감정 자극에 우려
블레어는 “노동당 중도 복귀” 주장

8일 외신들은 보수당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국민 통합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선거 기간 내내 캐머런 총리는 영국민의 잠재된 민족감정을 들쑤셨다”며 “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분리 문제도 복잡하게 꼬여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했다.

EU 탈퇴를 놓고 잉글랜드(찬성)와 스코틀랜드(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캐머런 총리가 공약한 대로 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칠 경우 이에 반대하는 스코틀랜드가 강하게 독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캐머런이 영국 국호인 ‘그레이트브리튼(Great Britain·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의 창시자가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의 데이비드 루스코프 편집인 겸 사장도 8일 칼럼에서 “영국이 밖으로는 유럽대륙으로부터 고립되고 안으로는 과거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민족국가로 나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미국과 나토 동맹들에겐 영국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정통 좌파 정책을 내걸었던 야당 노동당에 대해서도 중도 노선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파의 가치관을 껴안는 ‘제3의 길’을 내세워 1997년 보수당 18년 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9일 영국 일간 가디언지 기고문에서 “노동당은 친기업 중도 노선을 따라야 한다. 서민에 대한 보살핌뿐 아니라 기업가들의 열정도 지원하는 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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