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몰아서 일하기 왜 안되냐’에 할말 없더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3일 15시 37분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 고소득 연구직 한해 ‘주52시간 예외’ 공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를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디베이트 3에서 토론회 개최와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2.03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반도체 특별법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과 관련해 연 소득 1억3000만 원 이상의 연구개발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서 반도체 특별법의 ‘주 최대 52시간 근로’ 특례조항과 관련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도 “1억3000만 원이나 1억5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 연구개발자에 한해 그리고 본인이 동의하는 조건에서 특정 시기에 집중하는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느냐고 하는 의견에 저도 많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면서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이 대표가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사실 심정적으로 노동계에 가까운데 기업이 살아야 나라 경제도 산다. 지금은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결국은 이해당사자를 포함해 국민의 입장에서 어떤 게 더 합리적인지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타 직종과의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반도체 산업에만 ‘주 52시간 근로’ 예외를 적용하는 데 반대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는 등 최근 기류 변화가 감지돼 왔다. 민주당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찬반 입장 등을 토대로 조만간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은 이 대표를 향해 “반도체특별법 처리 여부는 향후 이 대표의 대선행보의 척도이자 가늠자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특별법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양대 노총은 이날 토론회를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와 달리 SK 하이닉스는 장시간 노동 없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장시간 노동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특별법#민주당#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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