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수원복 시행령 철회” vs 한동훈 “깡패·마약 수사 말란 거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7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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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10.6 뉴스1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2.10.6 뉴스1
“(검찰 수사권을 복구하는) 시행령을 철회하고 법무부 장관이든 윤석열 대통령이든 사과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

“도대체 왜 깡패, 마약, 무고, 위증 수사를 (검찰이) 못하게 되돌려야 한다는지 이유를 묻고 싶다”(한동훈 법무부 장관)

2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서 심사 과정은 위법했지만 법 자체는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 민주당은 검찰이 시행령으로 수사권을 되살린 것에 대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도 철회하라”고 했지만 한 장관은 “(철회할) 공익적 이유가 있느냐”고 했다.

● 野 “韓, 국민께 사과” VS 韓 “사과는 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3.27.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4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3.27. 뉴스1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은 헌재가 법무부에 위헌 청구 자격이 없다고 한 것을 토대로 한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김승원 의원은 “법무부 장관의 청구에 대해서는 거의 각하라는 (헌재의) 의견이 열이면 열이었다. 국민에게 일단 사과 좀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헌재가 민주당이 주도한 위장탈당에 대해 법사위 표결권 침해를 인정한 것을 들며 민주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 장관은 “위장탈당의 위헌, 위법이 명확하게 지적된 상황에서 사과는 제가 할 것이 아니라 이 법을 밀어붙이신 민주당 의원들께서 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한 장관은 “(헌재의 결과가) 4대 5로 각하하지 않고 5대 4였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사퇴했을 것인가”라고 응수했다. 민두당 일각에서 한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고 있지만 한 장관은 “탄핵이란 말을 깃털처럼 가볍게 쓸 수 있는지는 몰랐다”고도 했다. 다만 탄핵과 관련해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논의된 바가 없다”며 “(한 장관이)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나는게 우선”이라고 했다.

지난해 법무부가 시행령으로 수사권을 유지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의 취지를 존중해 시행령을 바꿔야 한다”고 했지만 한 장관은 “그 법 테두리 안에서 시행령을 만들었다. 오히려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그 시행령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한 장관을 엄호했다. 전주혜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자신의 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때 A 씨에게 위증 교사를 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이 건도 지금 현재 시행령상으로 적법하니 검찰이 수사를 할 수 있나”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위증 자체가 시행령상으로 새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고, 관련 사건으로 수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 韓 “文 정부도 안경환 건 확인 못해”
검찰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 폭력 의혹과 관련한 검증 부실 논란도 불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변호사가 아들 의혹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것과 관련해 한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학폭을 알고 있었는데 그냥 모르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들키니까 철회한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한 장관은 “정부가 알고도 인사를 밀어붙인 거라면 하루도 안 돼 철회했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장관은 문재인 정부 당시 허위 혼인 신고 논란으로 낙마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례를 들며 검증 한계를 주장했다. 그는 “안 장관 후보자 (사건) 역시 본인이 얘기하지 않았으니 확인할 수 없었던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여러 번 내지 않았느냐”며 “제도 개선 면에서 여러 가지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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