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이번 회담에 대해 “12년 만에 ‘셔틀 외교’를 재개하며 막혔던 한일관계의 물꼬를 트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일 양국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 국가로 거듭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확인한 과거와 미래는 모두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라며 “실제로 기시다 총리는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명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그대로 계승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3·1절 기념사에서 ‘프랑스가 독일에 대해 관대하게 손을 잡고 유럽연합의 질서를 만들었던 것처럼 너그러운 이웃으로 일본과 함께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양국이 지향하는 미래는 노 전 대통령의 소망과 닮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익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이 정치적인 레토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미래세대를 위해 새로운 한일관계를 냉정하게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연설 중 인용한 오카쿠라 텐신은 ‘조선은 원래 일본 영토’라던 한국멸시론자”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떻게 식민지배에 적극 찬동했던 침략론자의 발언을 인용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난 3·1절에도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했다’며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했다. 그도 부족해 일본의 청년들 앞에서 식민침략에 찬성하던 침략론자의 발언을 인용했다”며 “윤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 정체성을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일 계속되는 윤 대통령의 대일 굴종외교는 이제 친일외교를 넘어 숭일외교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며 “일본에 국익과 국민 자존을 팔아버린 것도 부족해 조선 총독이라도 자처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 간부가 지난주 비밀리에 일본을 찾아 자민당 유력자들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에 “간부가 누구인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