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표결 가결땐 첫 국무위원 탄핵
소추위원 與소속… 헌재 인용 미지수
野 “인용 될것” 與 “총선서 野심판”

대통령실은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국민의힘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풍토를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한 차례 불발 끝 당론 채택
야 3당 소속 의원 176명은 이날 “이 장관이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서 사고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사고 후에도 재난대책본부를 바로 가동하지 않는 등 참사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탄핵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12월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지 두 달여 만이다.
다만 이날 의총에서도 전혜숙 의원(3선)은 20%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당론으로 채택하는 절차적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결 시 여당 의원이 탄핵심판 검사 역할
탄핵안이 8일 가결될 경우 이 장관의 직무가 즉시 중지되고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간다. 탄핵 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맡는 탄핵소추위원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맡는다. 야권에서 탄핵소추의 실효성이 사실상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야는 즉각 ‘여론전’에 돌입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헌재가 ‘대통령과 달리 다른 공직자는 파면해도 그로 인한 영향은 적다’고 판시했다”며 “헌재가 충분히 인용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169석이라는 숫자의 힘으로 헌재의 담벼락을 넘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질문에 “현재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과연 이 장관이 어떤 헌법, 법률에 대해 중대한 위반을 했는지”라며 “이런 식의 탄핵이 추진된다면 헌정사에서 굉장히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헌법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은 헌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걸 대통령실이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