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안철수, 가짜 윤심팔이”… 安 “불안감 느끼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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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2일 김 의원의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던 친윤 진영의 타깃이 이번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는 안 의원으로 옮겨간 것.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한 축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을 향해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을 걸던 분”이라며 “윤심이 필요해지니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眞尹)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성토했다. 이어 “(안 의원이) 진윤이라고 하는 것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 도용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24시간 잠적을 한 적이 있다”며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하고 잠적한다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다”고 말했다. 새 정부 내각 인선을 둘러싼 이견으로 안 의원이 하루 동안 업무를 보이콧 했던 점을 지적한 것.

친윤 의원들은 안 의원의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까지 겨냥했다. 김정재 의원은 “김 전 의원은 현재 대통령직속기관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다”며 “그런 분이 특정 후보를 돕자고 당내 분란을 야기하고, 대통령과 당을 이간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춰 대통령실도 이날 김 전 의원을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이런 친윤계의 집단 행동을 두고 여권에서는 “‘나경원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김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친윤계가 나 전 의원을 주저앉힌 것처럼 안 의원 때리기에 나선 형국”이라고 말했다. 친윤 진영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의 상승 추세가 계속되자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부터 노골적인 공세에 나섰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반복되는 친윤 인사들의 이런 특정인 때리기가 유승민 전 의원과 나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에는 안 의원이 대상이 된 것”이라며 “이런 친윤 인사들의 행동이 과연 전당대회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라고 했다.

친윤계의 십자포화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은 쉽게 물러나지 않겠다는 태세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의 총공세에 대해 “아마도 요즘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함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며 “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으로 대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해촉된 김 전 의원도 “윤 대통령과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하고, 합당하고, 인수위원장까지 한 안철수에게 반윤(反尹)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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