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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김기현 vs 안철수’ 2파전…與,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는 이것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입력 2023-01-25 14:00업데이트 2023-02-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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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왼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선 레이스가 설 연휴 이후 본격화하고 있다. 최대 변수로 꼽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차기 당 대표를 둘러싼 전당대회 판도가 바뀌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 생각한다. 저는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는다”며 “국민의힘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월 8일 치러지는 당권 경쟁은 사실상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주자는 모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며 친윤(친윤석열) 당 대표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당권 경쟁은 ‘친윤’ 대 ‘비윤(비윤석열)’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당 안팎의 관측이다. 투표권이 있는 당원이 80만여 명에 달하는 가운데 친윤과 비윤 진영의 결집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2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장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2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이와 관련해 당 주류인 친윤 진영은 투표 독려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당내 대세론을 구축하고, 최근 연포탕(연대-포용-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친윤계 지지를 확보한 만큼 외연 확대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반면 나 전 의원의 불출마 등을 계기로 친윤계를 향해 축적돼온 당내 불만이 비윤 표심을 자극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 의원은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옅은 행보를 통해 중도보수 이미지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에도 도전했던 그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은 이력을 내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의원은 26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선에 나가겠다는 분들이 사천이나 낙하산 공천을 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었는데 안 의원의 입장이 전혀 밝혀진 게 없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앞서 안 의원은 24일 김 의원의 발언 등과 관련해 “연포탕을 외치다가 진흙탕을 외치니까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어떤 후보로 향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그가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과 안 의원도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표심을 흡수하기 위한 메시지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김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뇌에 찬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 총선 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으로 이해한다”며 “당을 지키고 함께 동고동락해 온 나 전 원내대표와 함께 손에 손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타깝고 아쉽다.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주자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선투표제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윤계의 표 결집을 위해 친윤 후보에 유리하도록 도입된 것으로 평가받던 결선투표제가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선투표제는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 후보끼리 한 번 더 겨뤄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당 안팎에선 최대 경쟁자였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가 당 주류의 지지를 받고 있는 친윤 주자인 김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이 가진 정통 보수층 등의 표심을 흡수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한다면 결선투표제를 치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김 의원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과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과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나 전 의원은 특정 주자를 공개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제 불출마 결정은 어떤 후보라든지 다른 세력의 요구라든지 압박에 의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다. 제 스스로 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정을 했다”며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 공간은 없다. 그리고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사과 이후 잠행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 1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 해임과 관련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대통령실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여당 초선 의원들도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라며 가세했고, 나 전 의원은 지난 20일 “저의 불찰이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으면서 윤심에서 멀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한 비윤계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당대회 경선 규칙 변경 전까지 정치적 파급력을 보였던 유 전 의원이 당원 투표 100% 결정 등에 따라 출마를 선택하지 않고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 색채가 옅은 주자를 지지할 경우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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