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단독]“민노총 간부들, 간첩혐의 충북동지회-‘제주 ㅎㄱㅎ’과도 교신”

입력 2023-01-21 03:00업데이트 2023-01-25 11:0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당국 “충북동지회 2명 보석석방뒤
민노총 조직국장, 전화 통화
피의자 1명, 압수수색 직전 잠적”
18일 오전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18일 오전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영등포구 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공안당국의 수사선상에 오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이 간첩 혐의를 받는 ‘자주통일충북동지회’(충북동지회), ‘제주 ㅎㄱㅎ’ 조직원들과 교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구속 수감됐던 충북동지회 조직원들이 법원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뒤, 제주 ‘ㅎㄱㅎ’ 조직원들이 당국의 압수수색을 당한 전후에 서로 연락을 취했다. 당국은 A 씨와 충북동지회 조직원 모두가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공작원 리광진의 지휘를 받고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도 리광진과 접촉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ㅎㄱㅎ’은 또 다른 북한 공작원 김명성의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감시망에 놓인 간첩 혐의자들을 대신해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이 수사 및 재판 진행 상황을 북한에 보고했을 가능성도 공안 당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 민노총 조직국장, ‘충북동지회’ 측에 연락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 조직국장 A 씨는 지난해 6월 7일 충북동지회 조직원인 B 씨와 전화 통화를 했다. 충북동지회 조직원 2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1심에서 보증금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난 직후였다. 두 사람은 과거 민노총에서 함께 간부로 활동한 적이 있다.

A 씨는 6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9일 또다시 B 씨와 통화를 했다. 3주 뒤인 그해 12월 20일 민노총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지낸 C 씨가 충북동지회 조직원들이 만든 페이스북 계정에 가입했다. 충북동지회 조직원들은 이 계정에 북한 체제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활동을 소개하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C 씨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18일 근무지인 기아 광주공장에 출근했다가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기 직전 돌연 잠적했다고 수사당국 관계자가 전했다.

민노총 금속노조 조직국장을 지낸 D 씨(현 세월호 제주기억관 평화쉼터 대표)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제주 지역의 반정부단체 ‘ㅎㄱㅎ’ 조직원과 최근 연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D 씨는 A 씨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D 씨의 외장하드와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등을 압수한 당국은 정확한 통화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공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충북동지회 조직원들이 구속 수감된 뒤 연락망이 끊어졌을 것”이라며 “리광진을 포함한 북한 측에서 A 씨에게 동태를 파악해보라고 한 것으로 의심할 수도 있다”고 했다. 리광진은 1990년대 ‘모자공작조’ 등으로 여러 차례 국내에 침투했던 부부장급 공작원으로 2015년 적발된 ‘김 목사 간첩 사건’ 등에서도 핵심 공작원으로 등장했다.
● 北 공작조, A 씨의 ‘보스턴백’ 들고 北 돌아가
당국은 A 씨가 2016년 8월경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할 당시에도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들과 접선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A 씨는 당시 여행용 가방의 일종인 보스턴백을 가지고 베이징에 갔고, 이후 베이징에 있던 리광진 등 공작원들이 같은 모양의 가방을 가지고 북한으로 돌아간 사실도 당국에 파악됐다.

A 씨는 2016년 9월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한 뒤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최소 1만 달러에 이르는 공작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 씨는 귀국 직후 서울 남대문 등지에서 1만 달러를 원화로 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A 씨는 여러 차례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출국하는 등 정기적으로 북한으로부터 공작금을 받아왔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A 씨는 2019년 8월에는 C 씨와 함께 베트남으로 출국해 북한 공작원을 만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 씨는 먼저 하노이의 한 기념비 앞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려 했지만 실패했고, 이튿날 C 씨를 직접 접선 장소로 데려가 북한 공작원 배성룡 김일진 등 2명을 만나도록 도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회합 방조) 등을 받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정치 최신뉴스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