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한동훈 차출설’…여야의 셈법은? [중립기어 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6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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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1시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중립기어>에서는 정치권에 떠오르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차출설을 놓고 가능성을 따져봤습니다.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BgRynN3n4Js)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오늘은 정치부장을 지낸 이승헌 부국장과 대담을 나눴습니다. 이 부국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난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윤심(尹心·윤 대통령 뜻)과 무관치 않다”며 “윤 대통령이 일사불란한 당정 관계에 대한 갈증이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총선 ‘치어리더’에서 ‘간판스타’로?

▷조아라 기자
한 달여 전만 해도 여권에선 한 장관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 정도가 나왔었는데 갑자기 당대표 출마설까지 나오면서 체급이 올라간 것 같습니다.

▶이승헌 부국장
여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장관이 선거대책위원장은 맡지 않더라도 선거운동의 전면에서 바람을 일으키는 ‘치어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죠. 총선은 내후년(2024년) 4월, 전당대회는 내년 2~3월에 열리는 거고요. 또 총선 출마는 개인적인 문제지만 당대표는 총선 출마자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자리기 때문에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가 나온 겁니다.

▷조아라 기자
전당대회가 3월 12일 전후에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 그렇다면 한 장관이 12월 중순에는 당원 가입을 해야 전당대표에 출마할 수 있을텐데요. 한 장관이 그렇게까지 빨리 정치를 시작할지 의문도 듭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장래 대통령감을 묻는 질문에 한 장관이 보수진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승헌 부국장
당대표 차출설이든 총선 출마설이든 한 장관이 거론되는 배경 중에 하나가 바로 잠재성인데요. 잠재적인 표 흡수력이 있기 때문에 총선 출마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기존 보수진영에서 내놓은 후보들에 비해서 굉장히 이질적인 요소들을 갖고 있죠. 한 장관의 머플러, 안경까지도 화제가 됐죠. 이미지적 요소 외에도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과 주고받는 사이다성 발언들이 이전 보수 주자들에 비해서 시원하게 느껴지는 유권자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아라 기자
한 장관은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선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범죄자 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수사받는 당사자가 쇼핑하듯 수사기관을 선택하는 나라는 없다” 등의 어록을 남겼죠.

그런데 주 원내대표가 말한 차기 당대표의 3가지 조건 ‘▶수도권 대책이 되어야 하고 ▶MZ세대에 인기가 있어야 하며 ▶공천을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에 한 장관이 부합한다고 보세요?



▶이승헌 부국장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고 했죠. 조건을 하나씩 따져서 보면요. 일단 수도권 대책이 되어야 한다는 건 수도권에 지역구를 둬서 수도권 민심을 오래 청취하고 예민하게 알아차리는 사람이어야 된다는 겁니다. 한 장관은 서울 강남 출신이죠. 본인이 서울 출신이면 수도권 대책이 다 있는 겁니까. 그건 검증해봐야 되고요. MZ세대에 인기 있다는 건 작정하고 여론조사를 돌려 보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공천을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는 조건인데 공천은 검사들 인사발령 나는 것이랑은 달라요.

▷조아라 기자
중립기어 박으면요, 주 원내대표가 얘기한 3가지 조건이 많이 회자가 되고 있는데 그 말 뒤에 “새로운 사람을 찾아서라도 전당대회를 치러야할지 정리가 안돼있다”고 덧붙였거든요. 이 새로운 인물이 한 장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승헌 부국장
3가지 조건이 한 장관하고 부합되는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요. 그 부분은 주 원내대표의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권 차원에서 한동훈 카드에 대한 여론을 청취하는 ‘애드벌룬(ad ballon)’ 기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아라 기자
당장 당권주자들은 주 원내대표의 “성에 차지 않는다” 발언에 반발하고 있는데요. 특히 영남 출신인 김기현 의원은 “수도권 당대표가 총선 승리할 것이라고 한 주장은 틀렸다”고 말했어요. 18대, 19대 총선은 대구 출신 당대표가 해서 이겼고 20대, 21대 총선은 수도권 출신 대표가 나와서 패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팩트체크를 해봤더니 20대 총선은 부산 출신의 김무성 당대표 체제였기 때문에 일부 팩트가 틀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승헌 부국장
선거 결과는 당시 상황과 여건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요. 2008년 총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530만 표 차이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직후에 열린 총선이기 때문에 그건 누가 당대표든 이기는 선거였어요. 당시 제가 청와대 출입기자였는데요. 정무수석실에서 예상했던 숫자는 180석, 개헌선까지 얻는다는 거였기 때문에 오히려 충격 받았어요. 19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역구가 대구 달성군이었지만 전국구 정치인이었죠.

선거 지형도 그 때 하고 지금은 다른데요. 2020년 총선 당시 황교안 당 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 출신 후보들이 수도권에서 궤멸해 참패했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서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 대책이 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풍요 속 빈곤’…인물난에 시달리는 與


▷조아라 기자
현재 여론을 보면 보수 진영에선 마치 한 장관이 보수의 유일한 희망인 것처럼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과연 정치경험이 없는 한 장관이 공천권을 쥔 당대표가 되는 게 국민의힘에 유리할까요?

▶이승헌 부국장
한 가지 봐야할 게 주 원내대표 발언 후에 한 장관 차출설이 나왔는데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해석하면서 “결국 윤 대통령 성에 차는 후보는 한동훈”이라고 말했고,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한 장관뿐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한 장관이 당대표 레이스에 뛰어 들면 민주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하는 얘기인 거예요. 지금 여러 조사에서 한 장관이 보수진영 후보 중에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스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다고 했을 때는 쟁점이 있을 수 있어요. 우선 검사출신 선후배가 대통령과 집권여당 당대표를 하는 건 헌정 사상 제 기억엔 없습니다. 물론 지지자들은 효율적인 국정운영을 기대하겠지만 여권 내에서 건전한 토론과 상호 건설적인 견제가 이뤄질 것이냐에 대한 회의감이 있을 수 있어요.

▷조아라 기자
말씀하신 박 전 원장은 검찰이 수사 중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돼 있죠. 그리고 이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사를 맡은 현근택 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한 장관을 거론했고요. 그렇다보니 일각에선 민주당이 사정 정국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장관을 더 띄우고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이승헌 부국장
한 장관이 없으면 수사 안되나요. 검찰총장 등 수사 주체들이 있기 때문에 그건 좀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고 봅니다.

●‘윤심’의 행방은?

▷조아라 기자
주 원내대표의 발언이 윤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난 뒤에 나왔고요. 또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그 뒤에 MZ세대 소구력을 언급하면서 주 원내대표 발언에 ‘윤심’이 실려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정말 ‘윤심’이 한 장관을 비롯한 새로운 인물에 쏠리고 있는 걸까요?

▶이승헌 부국장
‘윤심’은 가장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또 이 상황을 한방에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그만큼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한 걸까요?)물론 대통령의 뜻대로 당대표가 되는 건 아니지만요.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됐고 여권에 대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윤심’의 행방이 당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죠.

아직 윤 대통령의 의중을 해석할 만한 근거를 갖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상황 논리로 추정컨대 정치적 눈치가 고도로 발달한 5선의 주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관저에서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와서 한 얘기가 ‘윤심’과 무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나 또 참고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한 장관의 발탁 과정을 돌이켜 보면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당시 한동훈 검사장이 어떻게 쓰일 것이냐가 정치권의 관심이었는데요. 법무부 장관으로 기용한 건 측근도 예상치 못한 인선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나오는 ‘한동훈 당대표 차출설’ 과정에서도 ‘윤심’이 전혀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조아라 기자
마지막으로 중립기어 박겠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하신대로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공화국’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한 장관을 당대표로 밀어준다면 윤 대통령이 짊어질 여론의 부담이 클 것 같은데 한 장관을 밀어줄 수 있을까요?

▶이승헌 부국장
선택의 문제인 것이죠.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여당이 대통령을 제대로 안도와준다는 얘기도 나왔죠. 대통령 입장에선 일사불란한 당정 관계의 확립을 원할 수 있죠. 그것에 대한 갈증이 있는 건 분명해요. 한 장관을 당대표로 밀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지만요.

이승헌 부국장은 ‘어쩌다가 한동훈 어록까지 등장하게 됐나’(10월 26일자) 칼럼을 둘러싼 일부 매체의 해석에 대해서도 “의도와 다르다”고 직접 설명했는데요. 이 부국장이 속 시원하게 밝히는 칼럼 뒷이야기, 지금 바로 동아일보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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