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더 세진 美킬러드론 평택 배치 완료… 北전역 정밀정찰-타격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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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이글’ 운용 평택 美기지 가보니

29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제2항공전투여단이 운용중인 그레이 이글.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주한미군의 대북 핵심전력인 그레이이글(MQ-1C) 무인정찰·공격기(드론)가 올해 2월부로 항속거리와 작전반경이 크게 향상된 최신형 그레이이글-ER(Extended Range)로 모두 교체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이 최신형 아파치 공격헬기와의 ‘유무인 합동작전(MUM-T)’을 위해 2017년부터 배치 운용 중인 ‘킬러 드론’이 더 강력한 기종으로 변신을 끝낸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동아일보가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29일 경기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내 그레이이글 운용 부대를 방문 취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 최첨단 ‘킬러 드론’ 운용 기지 이례적 공개

29일 오전 이중삼중의 보안 절차를 거쳐 평택 기지 내 그레이이글 중대에 도착하자 격납고 앞에 세워진 그레이이글-ER 1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앞에서 본 기체는 거대한 ‘강철 독수리’를 연상케 했다. 무장 장착대가 달린 긴 날개 등 육중한 동체를 지탱하는 랜딩기어(착륙장치)는 먹이를 낚아채는 맹금류의 발톱처럼 보였다. 손바닥으로 동체 곳곳을 만져보니 가볍고 튼튼한 특수 소재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주한미군은 2017년 그레이이글의 정식 배치에 착수한 뒤 2018년 2월 중대 창설에 이어 2019년부터 ‘완전 작전운용’에 들어갔다. 그레이이글-ER는 주한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제2전투항공여단에 12대가 배치돼 있다. ER 기종의 최대 비행시간은 42시간에 달한다. 그레이이글보다 10시간 이상 더 오래 날면서 보다 넓은 작전반경에서 정찰·감시 및 타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대응 차원에서 그레이이글을 ER 기종으로 교체를 진행해 왔고 올 2월 이를 마무리 지었다.

최첨단 무기인 데다 임무 및 활동도 ‘특급 보안’이어서 주한미군은 그간 언론에 운용 부대와 기지 내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부대 측은 기체의 센서·장비, 추진 프로펠러 등을 위장막으로 가린 상태에서 사진 촬영 등 취재를 허용했다. 격납고 내부에선 3, 4대가 점검 작업 중이었고 격납고 맞은편엔 그레이이글-ER의 지상통제소(GCS)가 있었다. 두 시설 내부 취재는 보안을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 아파치에 표적 제공 및 독자 타격 작전도 가능
주한 미 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미군 장병들이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내 부대 격납고 앞에서 그레이이글-ER의 기체를 두고 설명하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주한 미 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제2전투항공여단 소속 미군 장병들이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내 부대 격납고 앞에서 그레이이글-ER의 기체를 두고 설명하고 있다.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그레이이글-ER 조종사인 타이 블록 미 육군 중사는 “그레이이글-ER의 주요 임무는 항공 정찰·감시 및 표적 획득 등 각종 전술 정보를 아파치 헬기에 실시간 제공하는 것”이라며 “평소 비행훈련을 꾸준히 실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 훈련 내용과 훈련 지역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파치 헬기 조종사인 한대우 미 육군 준위는 “아파치 1대와 그레이이글-ER 1대가 팀을 이뤄서 유무인 합동작전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치 단독비행은 정찰 능력에 한계가 있지만 그레이이글-ER와 함께 비행하면 더 멀리 있는 표적을 선명한 화질로 즉각 제공받을 수 있어 아파치의 작전 능력이 확장되고, 한미 연합 작전의 효율성도 크게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제2항공전투여단에 배치된 최신 아파치 헬기. 평택=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파치보다 앞서 그레이이글-ER가 작전지역에 투입돼 적진 동향을 손금 보듯 정찰한 뒤 관련 정보를 아파치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면 이를 토대로 최적의 공격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레이이글-ER가 전송한 표적 정보에 따라 아파치가 직접 공격에 나서거나 위험 지역일 경우 그레이이글-ER가 헬파이어 대전차미사일, 바이퍼스트라이크 정밀유도폭탄 등으로 타격 임무까지 수행하는 개념이다.

또한 그레이이글-ER 단독으로 정찰 및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부대 측은 설명했다. 휴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와 같은 접적 지역 북한군의 미사일 기지와 포병 진지 등을 정밀 감시할 수 있고, 유사시 타격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대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더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훈련과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그레이이글#킬러 드론#평택 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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