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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尹 “다른 정치인 발언 못챙겨”…이준석 “불경스럽게 尹말씀 못챙겨”

입력 2022-08-17 20:09업데이트 2022-08-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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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여권 내홍을 둘러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공세를 두고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공식석상에서 이 전 대표를 ‘이 대표님’이라 부르며 예우했다. 이날은 ‘다른 정치인’의 범주에 묶으며 이 전 대표와 거리감을 드러낸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도 직접 겨냥해 여러 지적을 하고 있다’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이 전 대표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며 자신을 여권 내홍의 한 가운데로 끌어들이자 즉답을 피한 것이다. 그러면서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여권 내홍을 촉발시킨 ‘내부 총질 당 대표’ 메시지 논란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걸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쟁에 휘말리는 것이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성을 잃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을 직격하며 내홍을 키우는 이 전 대표를 향해 ‘소피스트(궤변론자)’라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체제를 상대로 제기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법원 심리에 직접 참석한 뒤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전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빌려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기일에 출석하면서 “제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측은 ‘목도 칼칼한 데 맥주 한 잔 하자’는 제안을 주고받던 사이였는데 확연한 거리감이 생겼다”며 “여권 내홍은 국정 동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지지율 회복에도 두고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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