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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유동규 사실혼 배우자, 대장동 재판 출석해 “모든 증언 거부”[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입력 2022-08-13 12:00업데이트 2022-08-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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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번 편은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제25화입니다.》

“저는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습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 사건 4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 씨는 검찰이 본인이 2014~2020년 주거했던 장소를 확인하는 첫 질문을 던지자마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사실혼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지난해 9월 검찰이 유 전 직무대리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전 유 전 직무대리의 휴대전화를 부순 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혐의(증거인멸)로 별도 기소됐습니다.

이에 검찰은 즉각 재판부에 “본인의 형사처벌 (가능성과) 관련해 석명(요구)를 내주시고 판단을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본인이나 친족 등이 ‘형사소추 또는 공소제기를 당하거나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가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유 전 직무대리의 법률상 배우자도 아니고 주거에 대한 질문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내용도 아니기에 정당한 증언거부권 행사가 아니라고 주장한 겁니다.

A 씨는 “저는 제 남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지금 이걸로 인해서 사실대로 다 얘기하라고 해서 조사도 받았고 증거인멸로 재판까지 받게 됐다”며 “제가 법정에서 얘기하는 게 혹시 저에게 불이익이 있거나 혐의와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 증언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직무대리 측 변호인도 애당초 A 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부당했고 위증죄나 주민등록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우려가 있다며 진술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법이 정한 증언거부 사유를 소명하라는 것”이라며 유 전 직무대리 측과 언성을 높이며 공방을 벌아자 재판부는 A 씨에게 “질문을 들어보고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확인해 대해서는 증언을 하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A 씨는 “트라우마 때문인지 몰라도 지금 말씀하시는 게 귀에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며 이날 모든 질문에 대해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 檢 “이재명 후원 왜했나”… 오전엔 ‘정영학 녹취록’ 속기사 증인신문
검찰은 1시간 가량 진행된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유 전 직무대리의 휴대폰을 버린 이유와 2020년 A 씨가 유 전 직무대리가 함께 생활하기 위해 마련한 전셋집의 전세자금을 정민용 변호사가 대줬다는 의혹 등을 추궁했습니다. A 씨는 중간에 가족의 생계비 등과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왜 가족 이야기를 계속하시느냐”고 한 것 외에는 줄곧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했습니다.

그 외에도 검찰은 △2020년 A 씨가 포르쉐 차량을 구입한 이유와 차량 대금의 출처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에게 후원금 30만 원을 내고 민주당 대통령후보선거인단에 가입한 경위 등을 물었습니다. 검찰이 신문을 마친 뒤 재판부가 “전체적으로 해명하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A 씨는 “없다. 지금 너무 어지럽다”고만 말한 뒤 법정을 나갔습니다.

이날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에 앞서서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을 작성한 속기사 B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B 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정영학 회계사의 부탁을 받아 정 회계사가 준 녹음기와 USB에 담긴 녹음파일을 바탕으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작성했습니다.

B 씨가 작성한 정영학 녹취록은 지난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정 회계사에 의해 검찰에 제출돼 사건의 핵심증거로 쓰였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녹취록을 두고 검찰 측은 정 회계사가 녹음한 녹음파일과 내용이 동일하다는 입장이지만 피고인 측은 편집이나 조작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원본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동일성 여부에 대해 더 입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왔습니다.

B 씨는 이날 법정에서 정 회계사의 요청에 따라 들리는 대로 녹취록을 작성했을 뿐 녹음파일이나 녹취서를 조작, 편집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다만 초안을 작성한 뒤 정 회계사와 함께 화면을 보며 내용을 수정한 적이 있고, 녹취록에 포함된 이름 등 고유명사나 녹음 장소와 시점 등은 정 회계사에게 따로 전달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 회계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대화에는 없었더라도 이해를 위해 괄호 안에 내용은 기입한 것도 있다고 했습니다.

B 씨는 현재까지 사무실에 녹취파일 원본과 녹취록 파일을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이곳에 보관된 자료도 조만간 절차를 거쳐 확보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 ‘이화영 전 보좌관’ 이한성 “이재명과 이화영 관계는 언론 통해서만 알아”
8일 열린 46차 공판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의 서류상 대표 이한성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검찰은 이 씨에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이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모 씨를 통해 토목업체 대표 나모 씨 측에 100억 원을 건넨 자금거래 경위 등 횡령 혐의 등과 관련된 내용을 신문했습니다. 이 씨는 2017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습니다.

검찰은 이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화영 전 부지사와 관련된 내용도 물었습니다. 이한성 씨는 2009년 말경까지 이 전 부지사의 보좌관 등으로 일했고 그 이후 2015년경까지 안부 정도를 주고받는 사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씨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씨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학교(성균관대) 선후배 사이로 가끔 만나는 사이로 안다”고 했고 이 전 부지사와 이 의원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론을 통해서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19일 열립니다. 이날은 남욱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대장동 민영개발을 추진하던 시기 동업자 중 한 명이었던 민모 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민 씨는 앞서 몇 차례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법정에 불출석했습니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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