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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尹정부 첫 남북 만남 ‘냉랭’… 박진 “조건 없는 대화” 北 “여건 조성 먼저”

입력 2022-08-08 03:00업데이트 2022-08-0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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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안광일 대사, 만난 사실 부인도
박진 “北비핵화 지원 담대한 계획”
北매체 “역사 쓰레기통서 또 꺼내”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4일 오후(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 만찬에서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부 인사가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조건 없는 남북대화’를 제시했지만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우리 제안을 일축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4일 캄보디아 프놈펜 츠로이 창바르 컨벤션센터(CICC)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만찬에서 박 장관과 안 대사가 조우해 이 같은 짧은 대화만 나눴다고 전했다. 안 대사는 최선희 외무상을 대신해 이번에 참석했다.

박 장관은 안 대사에게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서 비핵화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안 대사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고만 했다는 것. 안 대사는 다음 날 취재진을 만나선 “(박 장관을) 만난 적도 없다. 아무 말도 안 했다”며 인사를 나눈 사실조차 부인했다.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그간 남북 외교장관 간 만남이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이 외교무대에서 남북 외교 당국자가 만난 건 2018년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화상회의로만 열린 ARF는 올해 대면으로 재개됐다.

올해 ARF에선 북핵 문제 및 한반도 안보문제 등을 둘러싼 남북 입장차가 뚜렷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로 전환할 경우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담대한 계획’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안 대사는 북한 발언 순서에서 “북한의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인 조치”라며 “미국은 이른바 ‘이중 기준’을 멈춰야 한다”는 등 비판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등을 겨냥해서도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7일 우리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계획’ 등을 맹비난했다. 매체는 “한마디로 10여 년 전 남조선 각계와 세인으로부터 실현 불가능한 흡수통일문서로 지탄받고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이명박 역도(역적의 무리)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빛도 보지 못하고 휴지 조각이 돼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것을 윤석열 역도가 10여 년이 지난 오늘 다시 꺼내 들고 담대한 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아 내들고 있으니 실로 얼빠진 자의 해괴한 추태”라고 비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프놈펜=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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