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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햇볕정책 전도사가 비판론자로 ‘변절’한 이유

입력 2022-02-04 22:44업데이트 2022-02-0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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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교수 ‘대북정책 바로잡기’ 출간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실패”
북핵 문제 해법 등 제시
크게보기동아DB
“햇볕론자로 출발한 필자가 변절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고민하게 된 것은 객관적 현실의 변화 때문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향해 ‘변절자’란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만큼 자신의 변절에 대해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 한때 ‘햇볕정책 전도사’로 불린 김근식(57)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얘기다.

김 교수가 자신이 햇볕정책 비판론자로 돌아서게 된 배경을 조목조목 담은 책, ‘김근식의 대북정책 바로잡기’를 출간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부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설립한 아태재단 연구위원을 역임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노무현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햇볕정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인 것. 하지만 지금은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 교수는 책에서 우선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처음과 끝을 풀어낸다. 굵직굵직한 대북 이슈를 설명하며 깊숙하게 파고든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에서의 북핵 현실을 진단한 뒤, 대북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마지막 장에선 우크라이나, 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등 다른 국가들의 비핵화 모델들이 북한 비핵화 관련해 어떤 함의가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떻게 북핵 해법을 가져가야 할지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책에서 “2018년의 감동적 정상회담과 이후의 극적인 남북관계 퇴행을 보면서 이제는 화해협력의 진정성에만 의존하는 기존 햇볕정책의 실효성을 냉정하게 재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20년 전과 달리 이제 핵무장 국가”라면서 “이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햇볕론을 고집하는 건 고장 난 레코드판 돌리기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북핵의 과거와 현재가 다르고 한반도의 현실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는데 예전 대북정책만 고집하면 남북관계 진전 자체가 불가능하단 의미다.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안보 줄타기가 가능해진 북한에게 핵무기는 생존과 자위용을 넘어 이제 발전과 강성국가의 상징으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손을 내민다고 감사하게 받지도 핵을 포기할 이유도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대북포용정책을 ‘일방적 포용’에서 ‘구조적 개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조적 개입은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고민하는 ‘전략적 개입’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장기적인 전략에 의해 상대국의 확실한 근본 변화를 도모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또 “김대중 노무현 시기의 남북관계가 마치 정답이고 해답인 양 무조건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추억에 집착한 게 바로 문재인 정부의 한계이자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체제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이제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평화체제론의 실패에서 벗어나 이제는 민주평화론의 대북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며 북한이 핵 도발을 못하도록 억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러 국가의 비핵화 사례도 쭉 언급한 김 교수는 그 중 내부 체제변화가 자연스럽게 핵무기 포기로 이어진 ‘남아프리카공화국 모델’을 우리가 참고해야 할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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