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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法 ‘김건희 7시간 통화’ 일부내용 방송 허용…野 “불법녹음” 반발

입력 2022-01-15 03:00업데이트 2022-01-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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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관련 내용은 방송금지 결정… MBC, 내일 시사프로그램서 방송
野 “MBC, 방송땐 정치중립 훼손… 하려면 이재명 욕설 파일도 공개를”
與 “국민 알 권리… 상식에 부합”
野, MBC 항의방문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을 항의방문차 찾았다가 건물 진입을 막는 MBC 노조, 친여 성향 시민단체 등과 충돌했다. MBC는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을 16일 방송할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과 관련해 “수사 관련 발언 등을 제외하고는 방송해도 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측으로부터 파일을 건네받고 보도를 준비해 온 MBC는 통화 내용 일부를 16일 방송할 예정이다. 정치권은 유력 대선 후보 배우자의 통화 녹음 파일 공개가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法, “수사 발언 등 제외하면 보도 가능”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이날 김 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한 뒤 “(김 씨의 수사 등과 관련된) 일부 내용을 16일 오후 8시 20분 방송 예정인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로 제작, 편집, 방송 등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한 김 씨 통화 녹음 보도를 제한하면서 “향후 형사절차상 보장받을 수 있는 (김 씨의)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인다”고 밝혔다. 또 김 씨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낸 언론사나 사람에게 불만을 나타내며 나온 강한 어조의 발언, 정치적 견해와 관련이 없는 발언도 보도를 금지하면서 “이 발언이 유권자들의 적절한 투표권 행사에 필요한 (김 씨의) 정치적 견해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견해나 정치적 견해는 유권자에게 알려져 비판과 감시(해야 할) 대상”이라며 통화 녹음의 상당 부분에 대해 보도 가능성을 열어줬다. 김 씨의 어투나 가치관 등이 그대로 방송될 길이 열린 셈이다. MBC 관계자는 “수사 관련 발언 등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을 16일 방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씨는 ‘받은글’ 형태로 확인되지 않은 자신의 발언이 나돌자 “이런 발언 역시 방송을 금지해 달라”며 총 9개의 발언에 대해서도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 중 2개 발언에 대해선 방송을 허용했다.
○ 野 “정치공작 의도” vs 與 “국민 상식 부합”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법원 결정 직후 “(서울의소리) 이모 씨가 ‘사적 대화’를 가장하고 (김 씨의) 발언을 유도한 것이 입증됐는데, 일부 방송을 허용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MBC를 향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공영방송이 불순한 정치공작의 의도를 가진 불법 녹취 파일을 방송한다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선거 개입의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MBC 측 변호인이 공표되지 않아야 할 법원 결정의 별지 부분을 유출했다”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별지에는 확인되지 않은 김 씨의 발언이 담겨 있다.

방송 자체를 막지 못한 국민의힘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김기현 원내내표와 소속 의원들은 서울 마포구 MBC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김 원내대표 등은 박성제 MBC 사장과 20분가량 면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 파일도 함께 공개해야 형평성에 맞다”는 주장도 했다. 박 사장은 이에 “방송 편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법원이 김 씨의 방어권을 인정하면서도 김 씨의 발언을 방송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법원 결정이 국민 상식에 부합한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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