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트럼프때 北에 세계은행 가입 묻자, 김정은 ‘그게 뭐냐’ 되물어… 잊지 못할 답”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10-18 03:00수정 2021-10-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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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북-미회담 준비 일화 공개
“北 대미성명-통신선 복원 움직임… 국제사회와 대화 고려 신호인듯”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은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와의 대화 재개를 고려 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6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대북특별대표를 지낸 비건 전 부장관은 전날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북한경제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대미(對美) 성명을 잇달아 내놓고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는 등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이 외부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여를 어떤 조건에서 다시 할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집착했던 것처럼 지금은 다가오는 한국 대선에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남북 통신선 복원은 한국에 정치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일련의 남북 접촉에 시동을 걸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남북 통신선이 복원된 것을 매우 환영하고, 만일 미국이 아직 북한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면 조속히 창구를 열고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북한과 함께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조용히 추진하는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패키지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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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전 부장관은 이날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세계은행 가입을 제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 함께 북한을 찾아 김 위원장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때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에 대한 인센티브 중 하나로 세계은행 가입 카드를 제시하며 김 위원장에게 의향을 물었는데 김 위원장은 “세계은행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고 비건 전 부장관은 전했다. 비건 전 부장관은 “(김 위원장의) 그 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던져줬다”고 했다. 그는 이어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며 “결국 ‘경제적으로 밝은 미래’라는 개념은 미국에 매력적인 제안이었을 뿐 전체주의적 독재 왕조인 북한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스티븐 비건#북한#대화#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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